“동물학대”라며 노숙자에게서 반려견 뺏어가는 동물 권리 운동가들 (영상)

황효정
2020년 01월 14일 오후 4:33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28

동물보호단체가 “당신은 키울 능력이 안 된다”며 노숙자의 반려견을 빼앗아 가는 과정이 영상으로 포착됐다.

최근 라봐뒤노르(La Voix du Nord) 등 외신은 프랑스 동물단체 코즈아니말노르(Cause Animale Nord)가 한 노숙자의 강아지를 강제로 탈취해갔다는 소식을 전했다.

이같은 보도와 함께 공개된 영상의 배경은 프랑스 파리. 동물단체 회원 2명이 어린 강아지와 함께 길에 앉아있던 노숙자와 몸싸움을 벌인다.

2대 1의 상황에서 노숙자는 속수무책으로 당한다. 길에 누워 발버둥 쳐도 봤지만 소용이 없다.

노숙자가 흐느끼며 이들을 붙잡고 매달리고, 겁에 질린 강아지도 크게 낑낑거리는데, 단체 측은 이를 전부 무시하고 그대로 울부짖는 강아지를 강제로 낚아채 자리를 뜬다.

강아지는 보호자인 노숙자에게 가고자 버둥대지만 역부족이다.

현장에 있던 시민들은 해당 상황을 목격하고 놀란 표정이다. 일부 시민이 도중에 말리려는 태도도 취하지만 동물단체 회원이 막아서는 바람에 끝내 어쩌지 못한다.

눈앞에서 가족 같은 반려견을 빼앗긴 노숙자가 자기 물건들도 바닥에 다 버려둔 채 절규하며 단체 회원들을 쫓아가는 모습으로 영상은 끝난다.

이같은 내용의 영상이 온라인을 통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동물단체를 향해 비난이 쏟아졌다.

동물단체가 이후 해당 강아지의 입양자를 찾는 글을 올리며 195유로(한화 약 25만원)를 받겠다고 제시한 점도 공분을 불러일으켰다.

해외 온라인 커뮤니티

논란이 커지자 해당 동물단체 측은 페이스북을 통해 “노숙자가 강아지를 제대로 키울 만한 능력이 없다고 판단해 중재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강아지를 빼앗긴 노숙자가 의사소통을 할 수 없는 벙어리였으며, 평소 반려견을 끔찍이 아끼고 잘 돌봤다는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오히려 더욱더 비판을 샀다.

“강아지를 주인에게 돌려달라”는 서명운동에 수십만 시민이 동참하는 등 비난은 잦아들지 않았다.

이에 프랑스 경찰은 해당 동물단체 회원들을 폭행 및 절도죄로 구속, 수사했다. 그 결과 범죄 혐의가 인정됐다. 그러자 이들은 강아지를 돌려주는 조건으로 노숙자에게 합의를 요청했다.

노숙자는 합의에 응했다. 시 동물 보호시설에 맡겨졌던 강아지는 결국 노숙자의 품으로 무사히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