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들 목숨 구하려고 탱크에 깔린 자신의 ‘다리’를 희생한 20살 군인

김연진
2020년 05월 7일 오전 9:2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3:36

지난해 10월, 슬로바키아에서 미군 소속 탱크가 낭떠러지 아래로 굴러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이 탱크의 제동 장치에 문제가 생겨, 탱크가 멈출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통제 불능이 돼버린 탱크는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었다.

탱크 안에는 모든 부대원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그중 군인 한 명이 비상 상황임을 직감하고 사태 파악에 나섰다.

그의 이름은 에즈라 마에스(Ezra Maes). 당시 20살. 군인이었던 할아버지를 본받고 싶어 당당히 군에 입대했던 청년이었다.

Brooke Army Medical Center

에즈라는 속절없이 질주하는 탱크 안에서 생각했다. “어떻게든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무조건 동료들을 살려야 한다”

결국 탱크는 둑에 부딪혔고, 에즈라는 탱크 내부에서 뒹굴다가 거대한 부품 사이에 다리가 끼는 사고를 당했다.

살을 파고드는 고통이 밀려왔지만 그는 지체할 수 없었다. 부품 사이에 낀 다리를 힘껏 빼내려고 노력했다. 안타깝게도 이 과정에서 오른쪽 다리가 잘리고 말았다.

아파할 새도 없었다. 곧장 지혈대와 붕대로 지혈을 하고 부대에 지원을 요청하려고 했다. 무전기도 고장이 나서, 유일한 연락 수단인 휴대전화로 사고 사실을 본대에 알렸다.

U.S. ARMY

탱크 안에 있던 군인들은 극적으로 구조됐다. 에즈라는 병원으로 긴급 이송돼 다리 수술을 받았지만 봉합에 실패해 의족에 의지할 수밖에 없었다.

청년의 희생 덕분에 다른 동료들은 약간의 부상만 입고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고.

현재 에즈라는 꾸준히 재활 치료를 받으면서 포기하지 않고 재기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저는 다리를 잃었지만, 대신 동료들은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다”라고 전하며 밝은 미소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