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의원 “CGTN 방송 중단은 잘한 일…유럽이 함께 움직여야”

이윤정
2021년 03월 2일 오전 9:23 업데이트: 2021년 03월 2일 오전 9:24

영국과 독일이 최근 잇따라 중국 공산당(중공) 관영 매체 중국국제TV(CGTN) 방송을 중단했다. 

영국은 지난달 4일 중국 CGTN의 면허를 취소하면서 “CGTN의 방송 면허를 보유하고 있는 스타 차이나 미디어 유한회사(Star China Media Ltd)가 뉴스 내용의 편집권이 없고 중국 공산당(중공)이 CGTN을 통제한다”며 이는 영국의 방송법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일주일 뒤 중공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영국 BBC 월드뉴스 채널의 자국 내 방영을 금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실상 BBC는 지금까지 중국의 일부 국제호텔 및 대사관과 같은 외사 기관에서만 방송할 수 있었고 BBC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앱도 중국에서 금지돼왔다. 반면, 중공 CGTN은 여러 나라에서 방송할 수 있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영문 NTD는 독일 의회 의원이자 자민당(FDP) 인권위원회 전문위원인 피터 하이트와 인권위원회 부위원장이자 독일을위한대안당(AfD) 소속 정치인 위르겐 브라운을 인터뷰했다.

유럽, 중국 의존도 낮추고 일치된 행동 필요 

하이트는 CGTN 방송 중단에 대해 “매우 잘한 일”이라며 “CGTN은 중공이 통제하고 있고 중공을 선전하기 위한 것이며 이는 매우 위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들은 유럽 전체에서 이런 종류의 선전을 하려 하며 이는 우리들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공의 BBC 방영 금지 조치에 대해 “홍콩 국가안전법 때문에 중영 관계는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우리(독일)도 중공의 국가안전법 제정을 강하게 비판했으며 중공은 우리에게 이런 비판을 거두어들이라며 여러 차례 위협해왔다”고 주장했다.

하이트는 “우리가 중공을 어떻게 상대할지 진지하게 고민할 필요가 있고 하나의 전체적인 중국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떻게 중국인을 상대하고 어떻게 중국인과 지낼 것인지에 대해 유럽은 명확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독일 자민당이 중국 문제에 관한 문서 한 건을 작성하고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독일 연방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독일과 유럽은 마땅히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역병의 위기에 처해 우리의 공급 사슬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며 “반드시  이렇게 해야만 우리는 비로소 구속되지 않고 중공의 인권 침해 행위를 다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이트는 지난해 말 대만과 협상을 집중적으로 진행하면서 일어난 일을 털어놨다.

그들이 베를린에 있는 타이베이 대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눈 뒤 중공 매체가 그들을 지목해 비판했으며, 이 문제로 볼프강 쇼이블레 연방의회 의장이 중공 대사에게 항의했다. 

쇼이블레 위원장과 가이드 옌센 인권위원회 위원장, 피터 하이트 의원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옌센은 “우리는 독일 의원이다. 우리가 중공에 구속돼서는 안 된다. 우리가 중공에 한계를 정해주지 않으면 중공은 계속 유럽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것이며 상상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반드시 중공에 우리가 정한 한계를 분명히 알려야 하고 유럽이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이트는 이 점에 매우 동의한다며 이 ‘한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한계란 곧 인권”이라며 이는 매우 광범위하여 홍콩에서 일어난 인권침해 사건이 해당할 수 있고 티베트, 위구르인이 해당할 수도 있다고 했다. 

“우리는 중공이 몽골의 인권을 침해한 소식도 입수했다. 중공이 독일에서 체계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경제 스파이 활동도 막아야 한다. 공자학원도 독일에서 더는 존재해서는 안 된다.”

하이트는 또 공통의 가치관을 가진 국가가 연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유럽인으로서 우리와 공통의 가치관을 가진 미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일본과 같은 국가들과 어떻게 중공의 영향력을 억제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며 “이는 매우 중요한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금난 틈탄 중공 선전 허용해선 안 돼

위르겐 브라운도 “중공이 서방에서 진행하는 전제적인 선전을 용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브라운은 “중공의 프로그램을 독일 TV에서 방영되지 못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근거와 출처를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것은 독립적인 뉴스 보도가 아닌 중공의 선전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시청자들이 분명히 알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년간 미디어 업무에 종사해 온 브라운은 “지방 방송사들이 자금난 때문에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어렵다는 이유로 중공의 무료 선전 프로그램을 가져오는 것일 수도 있다”고 했다. 

브라운은 “중공은 이러한 전 세계적 확장 정책이 언젠가 반드시 저항에 부딪히리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많은 유럽 국가들이 몰염치한 중공 선전을 인식했고 이를 용납할 수 없다는 태도를 잇따라 표명하고 있으며 이는 매우 정상적인 표현”이라고 피력했다.

그는 “외교에 있어서 사람들은 대등한 원칙을 취한다”며 “중공의 선전이 다른 나라에서 방영되길 바란다면 중공도 다른 나라의 방송국이 중국에서 방송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