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숲’ 꿈꿨지만 ‘모기 천국’으로 변한 중국 아파트

이서현
2020년 09월 17일 오후 3:17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48

중국에 들어선 한 아파트에 모기가 너무 많이 출몰해 소유주들이 입주를 포기하고 있다.

16일 대만 자유시보 등 외신은 중국 청두의 ’71 도시 산림화원’ 프로젝트의 최후를 소개했다.

이 프로젝트는 도심 속 삭막한 아파트 발코니에 식물을 심어 입주민들이 자연 친화적인 삶을 살도록 하겠다는 게 취지다.

미세먼지를 줄이고 맑은 공기를 공급하며 습도조절까지 자연스럽게 되리라 기대했다.

AFP 연합뉴스

중국의 대도시인 쓰촨성 청두 도심에 처음 들어선 실험적인 아파트는 2018년 완공됐다.

30층짜리 8개 동으로 총 826가구다.

인구 1400만의 청두는 쓰촨성의 중심도시로 공업이 발달해 환경문제가 심각한 곳이었다.

친환경을 표방한 아파트는 부자들의 관심을 끌었고, 지난해 4월 826채가 모두 팔렸다.

AFP 연합뉴스

이후 현재까지 입주를 결정한 소유주는 10여 가구에 불과했다.

베란다마다 자라는 식물 때문에 모기가 너무 많이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밖으로 뻗은 가지가 떨어질 경우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일부에서는 식물에 물을 주면 베란다에 너무 많은 하중이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AFP 연합뉴스
웨이보

소유주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입주를 포기하면서 아파트는 을씨년스럽게 변했다.

녹색정원을 기대했던 베란다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아 밀림처럼 무성해졌다.

외신은 “친환경 낙원은커녕 세기말 영화 세트장이 되어 버렸다”라며 “모기도 식물을 좋아하는 게 문제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