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옥상에서 대형텃밭 가꿨다가 3년 만에 들킨 할아버지

황효정
2020년 01월 15일 오전 10:36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28

할아버지 한 명이 공공 도서관 옥상에서 텃밭을 가꿨는데도 도서관 측은 3년 동안 몰랐다가 뒤늦게 알았다는 황당한 사연이 전해졌다.

최근 부산 해운대 도서관 측은 건물 5층 옥상에 배추, 상추, 파, 고추, 마늘 등이 심어진 텃밭을 발견했다.

텃밭의 주인공은 62세 남성 A씨. A씨는 도서관 시설관리 직원이었는데, 약 3년 전부터 도서관 옥상에 자기만의 푸른 마당을 가꾸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연은 이렇다.

도서관은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도서관 옥상은 평소 안전 문제 등 이유로 출입이 통제됐다. A씨는 직원이었기 때문에 자유롭게 옥상에 출입할 수 있었고, 자기만의 개인 텃밭을 만들었다.

해운대 도서관은 그러나 텃밭의 존재조차 알지 못했다. 그렇게 3년이 흘렀다.

뉴스1

3년 동안 A씨는 봄이 오면 꼬박꼬박 여러 가지 채소를 심고 길렀다. 수도꼭지에 긴 호수를 연결해 물을 주고, 거름 포대도 들고 와 밭을 일궜다. 그러는 사이 텃밭 규모는 제법 커졌다.

그러다 얼마 전 한 시민이 텃밭을 목격하고 신고하면서 텃밭의 존재가 뒤늦게 세상에 드러났다. 민원을 제기한 시민은 “옥상 전체가 밭이 됐다”며 “심지어 평상을 만들어서 고추를 말리는 광경까지 봤다”고 황당해했다.

그제야 옥상에서 일어나고 있는 황당한 일을 파악한 도서관 측은 철거 작업 진행 및 텃밭을 원상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A씨는 도서관에 사과한 후 철거 작업을 진행했다.

이후 A씨는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TV 공익광고에 정부에서 옥상 텃밭 가꾸기 캠페인을 하는 걸 보고 취미 삼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른 작물은 내다 팔거나 한 건 아니고 내가 먹거나 친구들에게 나눠주고, 부모님께도 갖다 드렸다”며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