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등록금 대신 내준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시기 전 남겼던 ‘부탁’

김우성
2021년 02월 9일 오전 10:3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30

대학을 다니던 시절 부모님 사업이 망해 형편이 순식간에 안 좋아졌다. 당장 다음 학기 등록금조차 내기 어려웠다.

술자리에서 친구에게 어두운 얼굴로 그 얘길 했다. 그런데 다음날 거짓말처럼 등록금이 납부돼 있었다.

최근 YouTube 채널에 공개된 tvN ‘나의 아저씨’ 영상을 보고 댓글을 남긴 한 누리꾼의 사연이다.

글쓴이는 “친구의 아버지가 등록금을 내주셨다”면서 “그 후로도 2번 더 도움을 받아 무사히 졸업했다”고 밝혔다.

tvN ‘나의 아저씨’

졸업 후 취업을 해서 전보다 형편이 나아졌다. 글쓴이는 친구의 아버지에게 돈을 갚으려고 했지만, 친구의 아버지는 끝끝내 돈을 받지 않으셨다.

친구의 아저씨는 “호의는 돈으로 갚는 게 아니라 마음으로 갚는 거다”라고 하셨다. 그리고 괜찮다며 호탕하게 웃으시면서 다음과 같이 부탁하셨다.

“나 죽으면 조의금이나 두둑하게 내고 화환이나 많이 놓아줘라. 그래야 저놈이, 혼자 커서 외로운 아들놈이 덜 외로울 거 아니냐”

tvN ‘나의 아저씨’

그리고 거짓말처럼 몇 년 후 친구의 아버지께서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

글쓴이는 “조의금을 내고 화환 50개를 장례식장에 놓아 줬다”며 “3일 내내 장례식장에서 먹고, 자고, 친구와 함께 조문객들을 맞았다”고 말했다.

그때 글쓴이는 그 집의 아들이었고, 가족이었다.

글쓴이는 “화장터에서 친구 아버지의 건장했던 몸이 한 줌 유골이 되어 나오는 걸 보았다”며 “그 하얀 유골에서 등록금 걱정을 덜었던 날의 눈부셨던 그때의 햇살이 떠올랐다”고 회상했다.

그날 화장터에서 글쓴이는 누구보다 슬펐고, 누구보다 크게 울었다고 한다.

tvN ‘나의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