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특집] 대선 후보 SWOT 분석 이재명 vs 윤석열

이윤정
2022년 02월 15일 오후 6:35 업데이트: 2022년 05월 19일 오후 5:12

제 20대 대통령 선거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 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 속에서 SWOT 분석을 통해 이재명 후보와 윤석열 후보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협 요인을 정리해봤다.  SWOT는 강점(Strength)·약점(Weakness)·기회(Opportunity)·위협(Threat) 등 4가지 요인을 분석해 각종 전략 수립에 활용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강점(Strength) : 행정 경험·추진력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이른바 ‘흙수저’ 출신으로 대선후보까지 오른 이재명 후보의 인생 스토리는 유권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강점 중 하나다. 14세에 공장 노동자로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그는 고입·대입 검정고시를 거쳐 대학에 입학했다.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가 된 그가 성남시장, 경기도지사를 거쳐 대선후보까지 오른 삶의 궤적은 드라마틱한 인생 역정으로 그려진다. 이 후보 스스로도 “출신이 비천하다”라며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강조하곤 한다.

이재명 후보가 대선 후보들 가운데 유일하게 행정 경험이 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강점으로 꼽힌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를 거치면서 쌓은 행정 경험과 이를 바탕으로 한 강한 추진력·실행력은 이 후보의 최대 강점으로 평가받는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재임 당시 혐오 시설로 꼽히던 성남 모란 개고기 시장을 폐쇄했고 경기도지사 재직 시절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신천지 과천 본부를 급습해 신도 명단을 확보하기도 했다. 경기도 유명 하천 계곡의 불법 영업 시설을 과감하게 철거한 일도 그의 정책 실행력을 보여주는 사례다. ‘이재명은 합니다’라는 슬로건을 전면에 내세운 것도 이런 평판을 최대한 부각하려는 의도로 읽히는 대목이다.

일부 공약은 논란이 되고 있지만 다양한 정책을 기반으로 지지층을 굳히고 있는 것도 이 후보의 강점이다. ‘기본 시리즈’로 불리는 기본 소득·기본 주택·기본 금융은 이 후보의 핵심 공약이기도 하다. 이 후보 캠프 측이 지난해 10월 당 정책위원회에 제출한 500페이지 분량의 ‘공약집’에는 경제·통일외교·정치행정·사회·문화예술 등을 대주제로 부동산·균형발전·외교안보·국방·교육·노동 등 세부 주제별 정책들이 담겼다.

이슈 선점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도 있다. 기본시리즈를 포함해 ‘주4일 근무제’ ‘음식점 총량제’ 등의 발언은 특유의 정치적 감각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비록 음식점 총량제 발언은 거센 반발에 부딪혔지만, 최근 노동 공약을 발표하면서 주4.5일제 단계적 도입을 약속하기도 했다.

시원한 사이다 화법을 구사하는 달변가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그의 화법은 매우 직설적이다. 지난해 11월 외신기자클럽 토론회에서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과 관련해 “일본은 끊임없이 우리가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독도에 대해 우기면서 도발하고 있다”며 “대륙 진출의 욕망이 얼핏 스쳐 보일 때도 있다”고 비판해 당시 일본 언론에 대서특필되기도 했다. 향후 한일관계를 묻는 교도통신 기자 질문에 답하면서 “전후 독일이 유럽국가들에 대해 취했던 태도를 일본은 배울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021년 2월 17일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경기도 공공기관 3차 이전 추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약점(Weakness) : 도덕성 논란·말 바꾸기

이른바 사이다 행보로 평가받는 이 후보의 거침없는 발언들이 지지층에게는 후련함을 줄 수 있지만, 일부 유권자에게는 거부감을 일으키며 비호감 이미지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그의 사이다 화법이 일명 ‘바지 발언’ ‘백제 발언’ 등 설화로 이어지면서 “여당 1위 후보로서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근 그의 ‘중국 불법 어선 격침’ 발언에 대해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사이다 뚜껑도 아무 데서나 따면 안 된다”라고 일침을 놨다.

‘말 바꾸기’ 논란도 이 후보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두환 전 대통령 평가’가 한 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11일 경북 칠곡을 방문한 자리에서 “전두환도 공과가 병존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3저 호황(저금리·저유가·저달러)을 잘 활용해서 경제가 망가지지 않도록, 경제가 제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한 것은 성과인 게 맞다”고 말했다. 그간 이 후보가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해 보였던 평가와 궤를 달리하는 해당 발언은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이 후보는 고(故) 전두환 대통령 사망 당시에는 “내란 학살 주범이다. 최하 수백 명의 사람을 살상했다”라며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형수 욕설 논란, 사생활 의혹, 전과 4범 전력 등은 이 후보의 ‘도덕성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그의 비호감도를 높이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 2018년 지방선거에 이어 계속 따라다니는 ‘형수 욕설’은 이 후보에게 꼬리표와도 같은 짐이다. 지난 9월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본선 들어가서 선거 시작 사흘 동안 이 도지사가 한 쌍욕 틀면 그냥 선거가 끝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2030 세대와 여성 지지율이 낮은 점도 약점이다. 지난 1월 16~21일 실시한 리얼미터·오마이뉴스 여론조사 결과에서 20대 여성의 이 후보 지지율은 28.2%에 그쳤다. 이 후보가 20대 여성의 마음을 얻지 못하는 이유로 여배우 스캔들, 형수 욕설이 주로 거론되지만, 민주당에서 박원순·오거돈·안희정 등 잇단 성추행 사건이 불거지면서 20대 여성 사이에 ‘반(反)민주당’ 정서가 강해졌다는 분석도 있다.

이 후보가 민주당 내 비주류 출신인 데다 국회의원 경험이 없는 0선 정치인이라는 점 역시 약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에게 요구되는 정무적 능력을 국회의원 경험 여부로 판단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2010년 성남시장으로 정치 활동을 시작한 이 후보는 국회의원을 지낸 적이 없다. 게다가 친문(친문재인)계의 지지를 폭넓게 얻지 못하는 점도 약점 중 하나다.

기회(Opportunity) : 文 정부와의 차별성

경쟁 상대인 윤석열 후보가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은 이 후보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정치 신인 평가를 받는 윤 후보와 비교해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오랜 기간 축적한 행정 경험은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요인이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이 후보는 민주당이 전통적으로 약세를 보여온 영남 지방에서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임기 말임에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40%대로 높게 유지되는 상황은 180석 의석을 확보한 집권 여당 후보에게는 분명 기회다.

여기다 그의 공약을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지지해주는 상황도 기회 요인이 된다. 지난해 11월, 이 후보는 2030 세대 표심을 겨냥해 ‘가상자산 과세 1년 유예’ 공약을 제시했다. 이미 확정된 정부 정책을 뒤집는 공약이었는데도 민주당이 이에 호응하면서 적극적으로 지원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차별성 요인도 들 수 있다. 여당 후보인 이 후보가 문 정부의 부동산·원전·소상공인 지원 정책 등을 비판하며 적극적인 탈(脫)문재인 행보를 보이는 것도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국민들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인 셈이다.

위협(Threat) : 정권 교체론·대장동·가족사

무엇보다 국민의 정권 교체 열망이 높다는 점과 대장동 의혹 등 사법 리스크가 존재하는 것은 위협 요인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현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는다. 민주당이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 2020년 총선에서 연거푸 승리를 거둔 뒤 국민들의 피로감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존재한다.

여기다 현재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가 진행 중이고 이 후보가 경기도 지사 시절 지역 화폐 운행 대행사 ‘코나아이’에 특혜를 줬다는 의혹과 과도한 경기도의 홍보 지원 의혹 등도 제기된 상태다.

무엇보다 이 후보의 가족사는 약점을 넘어 위협 요인이 됐으며 그를 ‘도덕성이 가장 낮은 후보’로 인식하게 했다. 이 후보의 장남은 상습 불법 도박을 한 사실이 밝혀졌고 성매매 의혹까지 불거졌다. 살인을 저지른 조카 변호, 부인 김혜경 씨의 과잉 의전, 경기도 법인카드 사적 유용 등 가족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자신의 공약을 철회하거나 정책 입장을 선회하는 행보로 일관성 없는 카멜레온 정치인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다. 기본소득의 재원으로 구상 중인 국토보유세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자 철회 가능성을 시사했다.

윤석열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단일화에 합의할 경우 또한 이 후보에게는 위협 요인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강점(Strength) : ‘공정’의 표상·반문 구심점

윤 후보의 최대 강점은 ‘공정’과 ‘상식’의 표상으로 자리매김한 점이다.

윤 후보는 검사 시절 내편 네편 가리지 않고 죄가 있으면 수사하는 ‘원칙주의자’의 표본이었다. 2003년 노무현 대통령의 동지였던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와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을 구속 수사했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때는 검찰 수뇌부의 압박으로 ‘국정원 댓글 조작 사건’ 수사가 중단될 위기에 몰리자 직접 국정감사장에 나가 외압 사실을 폭로하기도 했다.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 윤 후보가 지난 2013년 국정원 댓글 수사로 박근혜 정부에 의해 좌천됐을 당시 국정감사에서 했던 이 말은 국민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며 두고두고 회자됐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을 겨냥한 적폐 수사로 보수 진영에서 ‘역적’으로 평가되기도 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에 임명된 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를 밀어붙이며 살아있는 권력에 맞선 정의로운 검사 이미지는 더욱 강화됐다.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을 겪으면서 공정과 상식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전·현직 대통령을 향한 성역 없는 수사로 명성을 떨친 윤 후보는 문재인 정부를 심판할 적임자로 인식되며 정권 교체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자연스럽게 반(反)문재인 정부의 상징적 인물로 부상한 윤 후보는 지난해 6월 29일 대선 출사표를 던지며 “국민의 상식을 무기로 시대와 세대를 관통하는 공정의 가치를 기필코 다시 세우겠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은 “참신하다”는 강점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기존 정치에 피로감이 누적돼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유권자들의 바람을 채워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2021년 6월 29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제20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약점(Weakness) : 정치 경험 부족·말 실수

윤석열 후보가 정치경험이 전무하다는 것은 정치적 미숙함과 전문성 부족이라는 약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정치 신인인 데다 ‘검사’가 전부인 그의 경력은 국정운영 능력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1일 1실언’으로 불릴 정도의 잦은 말실수는 윤 후보의 치명적 약점이기도 하다. 윤 후보가 지난해 7월 한 인터뷰에서 했던 ‘주 120시간 노동’ 발언은 일부 누리꾼들로부터 “현실과 동떨어졌으며 관련 법에 대한 이해도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후 “전두환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를 잘했다고 말하는 분이 많다”며 전두환 전 대통령을 옹호하는 발언을 한 뒤 비판이 일자 인스타그램 계정에 자신의 반려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려 논란이 됐다. 대구를 방문했을 때는 “(코로나 19) 초기 확산이 대구 아닌 다른 지역이었으면 민란부터 일어났을 것”이라고 주장해 “보수의 본산인 대구 민심을 잡겠다며 다른 지역을 깎아내린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지적과 함께 “역사의식에 문제가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윤 후보의 말실수에 대해 “정치적으로 훈련되지 않아 정치인의 화법에 익숙하지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하지만 잦은 실언으로 윤 후보 스스로 이미지를 깎아내리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캠프의 선거 전략이 미흡하다는 평가도 존재한다.

내세울 만한 대표적 정책이 없다는 점도 윤 후보의 약점으로 지적된다. 공약도 거시적인 계획만 제시할 뿐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온다.

기회(Opportunity) : 정권교체론

정권교체론이 우세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높은 것은 윤 후보에게 기회다. 모든 초점이 ‘정권 교체론’에 맞춰지다 보니 웬만한 논란은 흡수되기도 하고 윤 후보의 다소 부족한 정치력이나 정책적 역량 등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도 이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새로운 인물에 대한 국민적 열망이 문재인 정권 심판론과 맞물려 시너지 효과를 낳고 있다고 보이는 대목이다. 윤 후보를 향한 여권의 강도 높은 비판은 오히려 지지층을 결집하는 계기가 됐다.

기존 정치권 인사들이 각종 비리 의혹에 휘말리면서 기성 정치인에 대한 국민적 피로감이 누적된 것도 윤 후보에게 유리한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경쟁자인 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특혜 의혹’은 검사 출신의 윤 후보에게는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높다.

충청 출신 대통령을 희망하는 지역 열망, 이른바 ‘충청 대망론’도 윤 후보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충남 논산·공주에서 파평 윤씨 집성촌을 이루며 살았던 조부와 부친의 영향이다. 이는 윤 후보의 지역적 확장 가능성을 의미함과 동시에 정치에 입문하자마자 대선 후보가 된 윤 후보에게 지역적 기반을 제공하는 기회일 수 있다.

위협(Threat) : 처가 관련 의혹

윤 후보에게도 부인과 처가 관련 사법리스크는 최대 위협 요인이다. 그의 부인 김건희 씨는 이른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사건에 연루돼 있다. 관련자들이 구속되고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까지 구속기소된 상태다. 최근 검찰은 김 씨에 대해서도 비공개 소환을 통보했지만 김 씨 측은 대선 전에는 출석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하면서 검찰에 불출석을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한 검찰의 대응에 이목이 쏠리는 가운데 처가 관련 사건들의 수사 결과에 따라 윤 후보 역시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발 사주 의혹도 지지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남아 있다. 그가 검찰총장으로 재직하던 당시 검찰 직원이 “윤 후보 가족 관련 사건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여권 인사에 대해 고발하라”며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