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4·15 총선 인천 연수구 을 무효소송 재검표

이윤정
2021년 06월 28일 오후 5:07 업데이트: 2021년 06월 28일 오후 8:36

재판부 “연수 후보자 100상대로 표본조사
원고 측 사전투표지 이미지 파일 전수 대조해야

지난해 4·15 총선 이후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인천 연수구 선거관리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선거무효 소송에 대한 재검표가 28일 진행됐다.

이날 대법원 특별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오전 9시 30분부터 인천지방법원 중회의실 501호에서 검증기일을 진행했다.

재검표 시작 전부터 민 전 의원 측과 피고인 선거관리위원회 측의 날 선 공방이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연수구 을에 출마했던 각 후보자가 얻은 100여표를 상대로 표본조사를 하겠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민 전 의원 측은 표본뿐 아니라 사전투표지 전체에 대해 지난해 4월 15일 자 투표지 이미지 파일과 오늘 생성된 이미지 파일을 전수 대조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재검표 현장 촬영은 소송 당사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주장했다.

원고 측에 따르면 이날 재판부는 변호인단이 강력하게 주장한 “사전투표지 전체에 대한 QR코드 프로그램 감정을 받아들였다.

다만 4·15 총선 당시 확보한 투표지 이미지 파일들과 오늘 확보하는 이미지 파일들의 비교를 통한 원본성 확인은 허락하지 않았다. 이에 소송대리인단이 강력히 항의한 결과, 민 전 의원 측 의사가 관철돼 재검표 이후 즉시 감정을 통해 확인하기로 했다.

하지만 소송대리인 측에서는 “추후 이미지파일에 대한 비교 감정이 관철될지 의문”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날 법원 안팎은 경찰 수십 명이 투입돼 현장을 통제했다. 법원 앞에서는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민들의 집회와 항변이 있었다.

인천지법 앞에서 부정선거를 규탄하는 시민들의 집회가 열렸다. | 이유정/ 에포크타임스

아울러 언론 취재도 통제됐다. 재검표가 이뤄지는 5층은 사전출입허가 기자 9명만 출입이 허용됐다. 모든 엘리베이터는 5층에 서지 않도록 조처됐고, 5층으로 가는 엘리베이터는 보안 요원들이 가로막고 서서 안내데스크에서 배부한 출입 명찰을 패용한 사람만 올려보냈다. 각층 계단에도 보안요원들이 수십 명 배치돼 5층으로 가는 모든 통로를 봉쇄했다.

심지어 재검표에 참여하는 변호사조차 “명단을 통보받지 못했다”며 출입을 통제당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 9시 20분경 도착한 원고대리인단 이명규 변호사가 5층으로 올라가려 하자 출입 명찰이 없다며 제지당해 한동안 고성이 오갔다.

임택준 인천지방법원 공보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50분경 에포크타임스 기자와 8층 로비에서 만나 “코로나 상황에서 501호 공간이 협소해 필수, 최소인원(9명)만 출입을 허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사 취재 신청을 따로 받지는 않았다”며 “대법원에서 풀단을 사전에 구성해 인천지법에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나병환 대법원 공보관실 법원사무관은 재검표 진행 상황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피고와 원고 간 협상 중이며 공방이 오가고 있다”며 “오늘 검표 결과는 민감한 사안이라 결과가 바로 나오기는 어렵고 판결선고 시 법정에 와보면 알 수 있다”고 부연했다.

5층으로 올라간 기자들도 9시 35분경에 나왔다. 현장에 있던 변호사에 따르면 검증개시 5분 만에 대법관이 모두 퇴장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점심시간에 기자와 만난 소송대리인단 유정화 변호사는 “기자들이 들어와서 스케치만 한 상황에서 천 대법관이 나가라고 했고 대법원이 지명한 직원 1명만 촬영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며 “원고 대리인단도 사진 촬영을 할 수 없었고 8층에 투표함을 확인하러 들어갔을 때는 촬영이 허용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재검표 방식과 감정에 대한 의견 차이로 공방이 오가며 재검표가 결렬될 뻔했다”며 “오후에 이미지 파일 생성하고 QR코드에 대한 감정과 수개표, 통합선거인 명부에 대한 증거 조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했다.

재검표 작업은 이날 오후 5시경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정됐지만 언제 끝날지는 미지수다. 또한 대법원이 재검표 결과를 언제 발표할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한편, 민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15일 실시한 제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인천 연수을에 출마해 상대 후보인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2893표 차이로 패배해 낙선했다.

민 전 의원은 개표 초반 앞서다가 사전투표 결과가 합산된 뒤 순위가 뒤바뀌자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지난해 5월 7일 대법원에 선거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지난 4월 15일 첫 재판을 열어 재검표와 검증 방식 등을 논의한 바 있다.

/ 취재본부 이윤정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