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NSC 비서장, 중공 내년 총통 선거 개입 경고

최창근
2023년 03월 20일 오전 11:28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4:07

2024년 1월, 총통·입법원 동시 선거를 앞둔 대만 국가안보 책임자가 중국 공산당의 선거 개입에 대해 경고했다.

3월 19일, 대만 영자지 ‘타이베이타임스’에 따르면, 구리슝(顧立雄) 대만 국가안전회의(NSC) 비서장은 3월 18일, 한 세미나에 참석하여 “중국 공산당이 최근 몇 년간 대만을 겨냥한 인지전(cognitive warfare)을 늘렸으며, 내년 1월 대만 총통·입법원(의회) 선거에 개입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민당 계엄 체제하에서 정부 비판 잡지 ‘자유중국(自由中國)’을 창간했다 투옥됐던 레이전을 기리기 위해 창립된 레이전공익재단이(雷震公益基金會) 주최한 ‘2023레이전민주인권기념강좌’에 참석한 구리슝은 이같이 경고하며 “중국 공산당에 맞서 단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리슝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전쟁에 대한 미국, 유럽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는 중국에 중요한 참고 자료를 제시하여 중국의 잘못된 계산을 억제할 수 있지만, 대만은 올해 걱정스러운 도전으로 가득 차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대만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인식과 정보 조작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은 전체주의 국가의 악의적 조작에 취약성이 있지만 민주자유 체제를 수호하는 것은 이미 대만 국민의 마음속에서 시종 지켜온 공동의 가치이며, 또한 대만이 외부 위협에 대응하는 중요한 자산이다.”라고 주장했다.

인지전은 중국 공산당이 전개하는 무제한 전쟁인 ‘초한전(超限戰)’의 일환으로, 가짜 뉴스를 유포해 정부에 대한 반감을 부추기고 민간과 군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등 민심을 교란해 적을 무력화하는 일종의 심리전이다.

대만해협을 가운데 두고 대만과 마주한 중국은 대만을 대상으로 각종 정치전, 인지전을 수행하고 있다.

대만 국방부 정치작전국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무렵 8일간 중국 공산당이 대만에서 가짜 뉴스를 퍼뜨리려는 시도를 272회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대만 안보당국이 발표한 중국의 가짜 뉴스는 ▲군인과 민간인의 사기 저하(130건) ▲무력 통일 분위기 조성(91건) ▲대만 정부의 권위 공격(51건) 등 3가지 유형으로 분류됐다.

구리슝 비서장은 지난 3월 2일에도 스웨덴 예텐보리대 발간 보고서를 인용해 “민주적 자유에서 대만은 세계 30위, 아시아 3위를 차지했지만 제1 도련선(島鏈線·열도선·오키나와∼대만∼필리핀∼말라카해협)에 속해있고, 미중 간 지정학적 대립의 중심에 놓여있는 까닭에 대만의 민주적 생활 방식은 대단히 위협받고 있다. 중국이 ‘평화로운 부상’을 유지하리라 오랜 기간 희망해온 나라들이 점점 더 위협을 인식하고 있고 대만에 대한 중국의 공격과 관련해 분명한 경고를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