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23개 언론 ‘홍색매체’ 논란..中 정부 차이잉원 비난 논평 ‘오탈자’까지 판박이

Wu Minzhou, Li Yixin
2019년 08월 1일 오후 2:05 업데이트: 2020년 01월 2일 오후 12:04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대만 내 친중 언론과 중국 당국의 유착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중국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이하 대만판공실) 산하 중국대만망은 지난 9일 “오늘 차이 당국이 ‘관’을 포악하게 제거했고, 내일 민중은 ‘차이’를 제거할 것이다(今日蔡當局霸道拔‘管’,明年民衆輕鬆拔‘蔡’)”라는 평론을 발표했다.

곧바로 대만의 23개 인터넷 언론이 대만판공실의 평론을 제목과 내용을 전재했는데, 심지어 판공실 발표문의 오탈자까지 똑같이 배껴서 ‘홍색매체’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홍색매체는 중국정부와 공산당의 입장을 따라가는 친중언론을 가리킨다.

평론은 대만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이 최근 겸직 금지 및 부정 행위 혐의로 탄핵 가결된 대만대 관중민(管中閔) 총장을 몰아냈다고 비판하고 있다. 관전 총장은 친중 성향으로 이전 정부에서 두루 요직을 거쳤다.

대만 법무부 조사국은 25일, 이번 사건이 국가안전법 등을 위반했는지 조사중이며 불법 사실이 적발될 경우 곧바로 입건하겠다고 밝혔다. 행정원 대륙위원회는 조사의 관건이 대만판공실과 23개 언론 사이의 합의 및 역할 분담 정황을 밝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3개 언론사 중 20곳은 대만에 등록되어 있으며, 이 중 지동전파과기(指動傳播科技, www.Fingermedia.tw)라는 업체가 운영중인 14개 인터넷 매체의 책임자는 지난 4월 상하이에서 열린 제 1회 양안 뉴미디어산업 발전 세미나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밝혀진 것만으로도 23개 언론사 관계자는 처벌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대만지역과 대륙지역 주민관계 조례’ 및 ‘국가안전법’에 따르면, “국민은 중국 본토를 위하여 조직을 발기, 원조, 주재, 조종, 지휘 또는 발전시켜 국가안보 혹은 사회 안정의 해치려 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되어 있다.

이에 앞서 17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는 중국 대만판공실이 대만 위성방송국 중천전시(中天電視)와 일간지 중국시보(中國時報)의 편집과 보도에 깊숙이 개입했다고 보도하는 등, 대만 내 친중 언론에 대한 수사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