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선거 투표 시작 “미래가 걸린 선택”

류지윤
2020년 01월 11일 오후 2:32 업데이트: 2020년 01월 11일 오후 2:52

(타이완=에포크타임스) 11일 오전 8시부터 중화민국(대만) 15대 총통과 부총통, 입법위원(국회의원) 113명을 뽑는 선거가 대만 전역 1만7226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치러진다. 투표 마감은 오후 4다. 개표는 빠르면 오후 10시께 완료될 전망이다.

이번 대선은 대만 선거사에서 중요한 이정표로 꼽힌다. 선거운동 초반 양안(중국과 대만) 문제가 쟁점이 됐던 이번 선거는 중화민국(中華民國)의 존망이 걸린 승부로 중대성이 확대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을 일으켰다.

지난해 1월 중국 공산당은 대만을 통일시키겠다는 내용이 담긴 ‘일국양제 대만 방안’을 발표해 민진당을 필두로 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지난해 지방선거 참패로 정치생명이 끝났다는 평가를 받은 민진당 후보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은 6월 시작된 홍콩 항쟁으로 기사회생하며 대역전극의 주인공이 됐다. 대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48.6%로 야당인 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15.4%)를 무려 33.2% 포인트 앞섰다.

이날 대만 전국 주요 투표소에는 일찌감치 나온 유권자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다.

타이베이의 한 투표소 앞에 선 유권자들 | 에포크타임스

오전 8시 6분께 국민당 후보 한궈위 가오슝 시장이 딸과 함께 가오슝시 임원구의 한 절에 마련된 투표소에 도착했다. 대만은 부재자 투표제도가 없어 반드시 주소지 투표소에서만 투표할 수 있다.

말끔한 정장 차림의 한궈위 후보가 모습을 드러내자 한때 취재진이 몰려 소동이 벌여지면서 경찰이 질서유지에 나서기도 했다. 한궈위 후보는 취재진의 요청에 응하지 않고 투표한 뒤 자리를 떠났다.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국민당 후보 한궈위(韓國瑜) 가오슝 시장 | EPA=연합뉴스

민진당 후보 차이잉원 현 총통은 오전 9시께 신베이시 융허구의 한 초등학교에 마련된 투표소를 찾아 투표했다.

민진당 관계자들과 나타나 밝은 미소를 보인 차이잉원 총통은 “유권자들이 표를 통해 대만의 민주주의를 더욱 강하게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진당 후보 차이잉원(蔡英文) 현 총통이 2020 총통 선거를 위해 투표소를 찾았다. | 에포크타임스

제2야당인 친민당 후보 쑹추위(宋楚瑜)도 신베이시 딴수이의 체육관에서 투표를 마쳤다. 쑹추위 후보는 “대만의 선거가 차분히 진행돼 대만인들의 민주적인 면모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대만 언론들은 이날 오전 전국 각지의 투표소에서 긴 줄을 볼 수 있다며 투표를 위한 귀향행렬로 이날 오전부터 주요간선도로 일부 구간에 교통체증이 빚어졌다고 보도했다.

한 대만인은 방송과 인터뷰에서 “교통상황이 어떻든 간에 어떻든 집에 돌아가 신성한 한 표를 행사에 내 미리를 스스로 결정하겠다”는 비장한 각오를 전했다.

/류지윤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