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연이은 중국군 군사압박에 “영공 침범시 ‘선제공격’ 간주” 경고

김태영
2023년 05월 8일 오후 5:07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3:30

중국이 최근 무인기를 동원해 대만 주변 상공을 순회하는 등 대만을 겨냥한 무력시위를 잇달아 전개하자 대만 국방부가 경고에 나섰다.

중국 추궈정 국방부장(장관)은 지난 4일 입법원(국회)에 출석해 “중국군의 항공기가 대만 영공을 침범할 시 ‘선제공격’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의 거듭된 군사 압박에 대만이 일종의 마지노선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는 “대만해협에서 비극적인 전쟁이 발생하는 것은 바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대만 영공은 국제법상 영토에서 12해리(약 22㎞)까지로 규정돼 있다. 이 기준에서 보면 아직까지 중국이 대만 영공을 침범한 적은 없다. 하지만 중국은 대만과 중국의 비공식 국경 역할을 하는 대만해협 중간선을 수시로 넘나드는 군사 도발을 지속해서 감행하고 있다.

지난 7일 대만 국방부는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군용기 9대와 군함 5척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 27~28일에도 공격형 무인기 TB-001을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켜 대만 주변을 도는 비행 훈련을 벌인 바 있다. ‘중국판 글로벌 호크’로 불리는 정찰형 무인기 ‘WZ(우전)-7’도 최근 이러한 중국의 무력시위에 연달아 동원되고 있다.

대만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이 대만의 방공식별구역에 띄운 동부전구 소속 항공기는 1700대 이상으로, 전년도(2021년, 960대)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하지만 대만 국방부도 미국의 고성능 첨단 무기를 대만에 인도하는 등 중국의 군사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추궈정 국방부장은 대만이 미국에 주문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의 도입이 앞당겨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하이마스 29문의 인도 완료 시기는 당초 2027~208년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일정이 앞당겨져 2026년에 모두 받을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1차로 주문한 하이마스 11문은 오는 2024~2025년에, 추가 주문한 18문은 2026년에 인도 완료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대만은 미국산 지대지 탄도미사일 ATACMS(에이태큼스) 주문 수량도 당초 64기에서 84기로 늘렸다고 대만 국방부는 전했다. 다만 올해 4분기에 인도받기로 한 F-16V 블록70 전투기 66대는 코로나19에 따른 미 록히드마틴의 생산 차질 등으로 인해 2024년 3분기로 늦춰졌다고 덧붙였다.

한편 2024년부터 대만에 인도될 예정인 하이마스의 227mm 다연장로켓 1발은 축구장 1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우크라이나군도 미국이 지원한 하이마스로 러시아군의 지휘소, 무기고, 교량 등을 효과적으로 공격해 전세 역전에 큰 도움을 받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