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좌·우 정치에 미치는 中·美 요인

허칭롄(何淸漣)
2015년 05월 13일 오전 10:23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7

 2016년은 대만에 대선이 열리는 해이다. 선거 전 대만 정계의 동향이나 민심을 살펴보면, 통제 불가능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는 한, 차이잉원 여사가 거의 당선될 것으로 보인다.
진짜 문제는 대만에 대한 중-미 양국의 정치적 입장이 선거 전이나 당선 후에도 대만 좌우 정치의 향방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라는 점이다.

민진당의 대만 정계 복귀 전망

현재 대만에서 가장 큰 정치 세력은 국민당과 민진당의 양당 세력이다. 2014년 11월 ‘구합일’ 선거에서, 국민당은 정치적 기반을 크게 상실했고, 주리룬만이 5대 도시 시장 선거에서 유일하게 승리했다.
이 때문에 주는 국민당 주석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정세를 잘 아는 주리룬은 여러 차례 2016년 대만 총통 선거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물론 어려운 선거를 피하려는 의도이다. 2016년 대만 총통 선거는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이 독주할 것으로 보여, 국민당 총통 후보는 그저 아무 승산 없이 ‘들러리’가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민진당이 대만 정계에 복귀하고, 차이잉원이 미래 대만 총통이 되는 상황에 대해, 베이징과 워싱턴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의견을 나눴을 것이다. 이는 미국재대협회(AIT)의 전 고위임원 두 명이 연이어 한 말에서 알 수 있다. 시진핑은 베이징에서 주리룬과 정상 오찬 회담을 가졌다.
우선 그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면서, 민진당에 베이징이 누구를 ‘자신의 사람’으로 여기는지 보여주면서, 내년 대선 형세를 바꾸는 데 많은 도움을 주지 않을 것을 드러냈다.

대만해협 관계 중 미국 요인

대만에 대한 미국의 입장은 보통 미국재대협회(AIT) 관료를 통해 비공식적으로 드러난다. 올 3월 하순, 전 AIT 관료 두 명이 연이어 동일한 입장을 표시했다. 한 명은 미-대만 사무를 오랫동안 주관해 ‘대만통’이라고 불린 바바라 슈레그 여사이다.

3월 21일, 그녀는 보수적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에서 주최한 미-대만 관계 토론회에서 2016년 민진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상황에 관해 이야기했다. 과거 몇 개월 동안, 베이징 지도층은 ‘9·2 공동의식’과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해 점점 강경한 입장을 표하고 있다.

이는 민진당과 차이잉원 당 주석뿐 아니라 대만 전체 국민에게 내보내는 경고이다. 그녀는 “미국도 민진당 총통 후보의 양안 정책을 매우 주시하고 있다. 이는 대만 해협의 안정 국면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미국은 매우 근본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슈레그는 차이잉원에게 중국 정책을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했다.

“내년 대전이 있기 전, 대만 민중은 민진당이 선거에 승리할 경우 양안 관계를 어떻게 처리할지 알 권리가 있다. 미국은 대만의 민주 절차에 개입하지 않지만, 양안이 지속적으로 협력하는 게 미국 이익에 부합한다. 따라서 미국 행정부는 양안의 대립을 축소할 중국 정책을 만들도록, 차이잉원을 포함한 민진당 지도층에 압력을 넣으려고 한다.”

이와 동시에 슈레그 여사는 베이징에도 경고했다.

“베이징 당국은 어느 정도 언행을 자제해야 한다…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불필요한 행동은 부작용을 낳을 것이다. 베이징도 민진당이 승리할 경우 어떻게 대처할지를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 쌍방의 긴장 관계가 대만 해협의 안정을 해친다면, 모두에게 해가 될 것이다.”

더글러스 폴 카네기 국제 평화 기금 부원장 겸 미국재대협회(AIT) 대북사무처 전 처장은 3월 24일 워싱턴에서 열린 ‘아태지역에서 대만의 경제적 역할’ 토론회에 참석한 후 기자 인터뷰에서 동일한 견해를 밝혔다. 이에 대해 차이잉원 민진당 주석은 “민진당은 미국 정부에 이를 확인했으며, 퇴직한 관료의 말은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응답하면서도, “폴이 언급한 양안 관련 상황을 모두 들었다”라고 답했다.

차이잉원의 이 말은 부드러움 속에 강인함을 담고 있다. 베이징과 워싱턴에 어떻게 응대할지는 실제로 민진당과 차이잉원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다.

중국에 융통성 있게 접근해야

중국과의 관계와 이해 면에서, 대만의 양대 정치 세력은 각각 장·단점을 가지고 있다. 국민당은 베이징과 너무 가깝고 민진당은 거리가 너무 멀다. 국민당은 너무 가까웠기 때문에 눈앞의 이익(특히 개인 이익)에 쉽게 이끌렸다. 그 결과, 베이징은 대만 언론을 적색으로 물들이고, 곧이어 서비스 무역 협정을 준비하면서, 하마터면 눈앞의 ‘평화통일’이 사라지고 대만의 민주제를 잃어버릴 뻔했다.

민진당은 거리가 너무 멀어 이해를 거부하면서 문제를 회피하려 했다. 그 결과, 오히려 중국 대응에 실패하면서 결국 천수이볜은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 대만의 앞날을 생각할 때, 향후 차이잉원 정부는 이 두 가지 상황을 맞아서는 안 된다.

차이잉원이 집권하면 최소한 네 가지 난제에 직면할 것이다.

1. 국민당은 야당으로서 계속 투쟁하는 걸 원치 않는다. 천수이볜 집권 당시, 국민당은 거의 영구적으로 반대했다. 이에 대해 마잉주는 유명한 말을 했다.

“국민당은 야당이 되는 데 익숙하지 않다.” 이 말은 국민당이 야당이 되면, 계속 소란을 피워 민진당을 반대할 것이라는 뜻이다.

2. 민진당 내외의 대만 독립 세력이다. 마잉주 시기, 대만 독립 세력은 대만 정치에서 사라졌지만, 세력은 아직도 존재한다.

대만은 민주정치여서, 각종 정치 세력이 법률적 근거 아래 합리적으로 존재하고 활동한다. 하지만 대만 정치권은 매우 작기 때문에, 한 세력이 확대되면 정치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대국에 비해 훨씬 크다.

민진당 내부에는 대만 민주화 당시 주요 역할을 했던 원로들이 아직 건재하다. 이후 정당 교체와 수많은 상황을 거쳤지만,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반대자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당내에서도 격렬한 반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의 정치적 입장은 민진당 후배인 차이잉원의 추진력과 행동을 적극적으로 견제할 것이다.

대만 독립 세력이 없다면 차이잉원은 베이징이 온 힘을 다해 대응하는 제1선이 되겠지만, 대만 독립 세력을 통제하지 못한다면 차이잉원은 대만 독립 세력과 베이징 사이에 껴서 진퇴양난의 상황을 맞을 것이다.

3. 대만이 실제적 독립을 유지하는 방법은 미국의 지지를 얻는 것이다. 차이잉원은 대만 해협 관계를 명확히 처리하겠지만, 최소한 중국과 미국의 태도를 고려해야 한다. 대만의 실제적 독립 유지를 최종 목표로 중국에 능숙하게 응대해야 한다.

명목상 독립(즉 대만 독립)을 추구하지 않으면서도 실제적 독립을 유지한다면, 미국의 목표와 일치해 미국의 지지를 쉽게 얻을 수 있다.

당시 천수이볜은 ‘미국에 의지해 독립을 구하는’ 태도를 보이는 데 실패해, 중국의 증오를 사고 미국의 지지도 잃어버렸다. 따라서 미국에 능숙하게 힘을 빌려, 중국의 대만 압박을 완화해야 한다. 하지만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미국에는 ‘대만관계법’이 있지만, 이는 중국이 대만에 무력을 사용할 때만 미국이 보호할 수 있다. 만약 베이징이 마지노선을 건너지 않으면, 미국은 간섭을 강행할 수 없다. 이는 마잉주 정부가 통일에 접근하는 동안 미국이 간섭하지 못한 이유이다.

4. 베이징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이는 민진당의 집권이 끝날 때까지 ‘장고’해야 할 문제이다. 베이징은 오랫동안 언론에 대한 적색 침투, 군대, 정계, 산업계의 이익 유혹 등 방법으로 대만에 침투해 왔다.

대만은 이를 막아야 했지만, 마잉주는 그저 이를 낙관하면서 베이징의 침투를 막지 못했다. 차이잉원이 있는 민진당은 주요 기반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국민당은 대만에서 오래 활동하면서, 정계, 산업계, 언론, 학술·문화계에 큰 세력을 형성했다. 2014년 구합일 선거에서는 정치 엘리트만 패했을 뿐, 산업계와 언론, 학술·문화계, 군대의 실력은 크게 약화되지 않았다. 따라서 향후 민진당 정권은 이 방면에서 비협력과 오직 이익만 노리는 반대 활동에 직면할 것이다. 당시 천수이볜도 국민당과 상술한 세력의 협력 공격에 실패하고 말았다.

위에 언급한 세 가지 세력에 대응하려면, 우선 자신과 상대를 잘 알아야 한다. 하지만 현재 민진당은 이 점을 해내지 못한다. 최근 예를 들어보면, 대만 민진당 원로인 뤼슈롄은 4월 18일 내년 선출되는 총통은 대만의 운명을 결정하는 도전을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그녀가 본 ‘시진핑은 2016년에 결전을 벌이기로 했으며, 중 내부에서도 내년에 대만 문제를 일거에 해결하길 원하다’는 자료에 의거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매우 잘못된 판단이다. 국내외 갈등에 직면할 경우, 정치가는 ‘우선 내부를 안정시킨 후 외세를 물리치는’ 조치를 취한다.

현재 베이징의 정치 형세를 보면, 시진핑이 대외에 무력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치적으로는, 고위층 내부가 안정되지 않아 쩡칭훙 일파의 강력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경제적으로는, 산업구조 전환에 실패해 경기 후퇴, 취업 위기, 관민 갈등, 민심 이탈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진핑이 대외에 무력 충돌을 일으키기는 쉽지 않다. 군대를 동원할 경우, 시에게 불복하는 군대 세력이 무력을 쿠데타 기반으로 손쉽게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17년 러시아 2월 혁명이 좋은 예이다. 당시 중무장을 한 제정 러시아 군대는 전선에서 독일과 맞서고 있었다. 이때 페테르부르크에서 전쟁 반대와 빵 지급을 요구하는 대규모 노동자 파업이 일어났고, 페테르부르크를 지키던 수만 명의 군인도 연이어 노동자의 편에 서서 총구를 돌렸다. 정치적 파업이 무장봉기로 확대되면서, 로마노프 왕조의 몰락은 피할 수 없게 됐다.

수많은 중국인은 대만의 민주정치를 매우 소중히 여기고, 중화 세계 민주화의 본보기로 여긴다. 하지만 대만도 아시아 문화 중 가장 투쟁에 능한 중국 문화에 속해 있으므로 천수이볜과 마잉주 두 명의 총통 모두 ‘깨끗하게 정권을 잡았다가, 더러움 속에서 정권에서 내려왔다’깨끗했다가 더러워진 것은 비록 자신의 책임이지만, 음흉한 외부 정치 환경이 더 많은 영향을 미쳤다. 따라서 차이잉원 여사에게 축복을 보내며, 그녀가 잘 헤쳐나가 대만 국민의 영원한 ‘영웅’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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