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유일 남미 수교국 지킬까? 파라과이 대통령 대만 방문

최창근
2023년 02월 12일 오후 10:32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4:14

대만의 남미 유일 수교국 파라과이의 마리오 아브도 베니테스(Mario Abdo Benítez) 대통령이 2월 14일 대만을 국빈 방문한다.

‘연합보’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국빈 방문 일정은 총 5일로 차이잉원 총통을 비롯한 정관계 주요 인사들을 예방한다.

마리오 베니테스 대통령의 대만 방문 목적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양국 관계를 돈독히 함으로써 집권당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고 대만 매체들은 분석했다.

친민진당 성향의 ‘자유시보’는 대만과 파라과이 정상이 회담을 하고 양국 협력 방안과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파라과이는 4월 30일 대선을 앞두고 있으며 대만과 국교(國交) 유지 여부가 첨예한 선거 쟁점으로 떠올랐다.

2018년 집권한 마리오 베니테스의 콜로라도당은 대만과 외교관계 유지를 희망한다. 반면 에프라인 알레그레(Efraín Alegre)를 대통령 후보로 내세운 자유당은 중국과의 수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자유당의 에프라인 알레그레 대통령 후보는 “중국이 아닌 대만을 선택함으로써 현재 가축과 곡물 분야에서 큰 손해를 본다.”며 집권 시 중국과의 국교 정상화를 시사했다.

집권 콜로라도당 산티아고 페나(Santiago Peña) 대통령 후보는 “대선에서 승리하면 기존의 대만과의 65년 관계를 유지할 것이다.”라는 입장이다. 6년 단임제인 파라과이에서 재선 출마가 불가능한 베니테스 대통령은 페나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10대 쇠고기 수출국이자 4대 대두(大豆) 수출국인 파라과이에 지속적으로 국교 정상화를 요구하고 있다. 파라과이의 연간 쇠고기와 대두 생산량은 각각 30만 톤, 1천만 톤에 달한다.

이 속에서 베니테스 대통령은 이번 대만 순방 기간 동안 차이잉원 총통 등을 만나 파라과이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당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그는 지난해 9월, 대만을 방문해 10억 달러(약 1조4천억원)의 기금 출연을 요청한 바 있다.

베니테스 대통령은 “대만이 비(非)수교국에 60억 달러(약 8조5천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대만이 파라과이에는 10억 달러를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이것이 우리가 (국민에게) 대만과의 전략적 동맹 구축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도 했다.

대만 해외원조 전담 기구 재단법인국제협력발전기금회는 2023년 1월 28일, 베니테스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파라과이 금융발전국(AFD)과 500만 달러(약 71억5천만원) 규모의 여성 기업의 신용보증기금 협력 프로젝트에 서명하기도 했다.

파라과이는 대만의 남미지역 유일 수교국이다. 2023년 2월 현재, 대만의 공식 수교국은 14개국이다. 그중 파라과이, 과테말라, 유럽의 바티칸을 빼면 남태평양 도서국이 대부분이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주장하면서 대만 수교국들에 ‘단교’를 요구하고 있다. 이 속에서 2016년 차이잉원 정부 출범 후 대만 수교국은 줄어들고 있다. 2016년 아프리카 상투메 프린시페, 2017년 파나마, 2018년 도미니카공화국, 부르키나파소, 엘살바도르, 2019년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2021년 니카라과가 ‘하나의 중국’ 원칙에 의하여 중국과 수교하고 대만과 단교했다.

대만은 수교국에 공적개발원조(ODA), 장학금 지급 등 막대한 경제원조를 제공하고 있다. 그럼에도 중국의 전방위 외교 공세 속에서 수교국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