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해협 유사시 대비, 대만 주둔 미군 4배 증파

최창근
2023년 02월 24일 오후 4:24 업데이트: 2023년 05월 25일 오후 4:14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대만 주둔 미군을 4배 이상 늘릴 방침이라고 2월 23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정확한 인원은 비밀에 붙여졌지만, 2023년 2월 현재 대만 주둔 미군 총 병력은 30명 선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수 개월 내에 최소 100명에서 최대 200명 규모로 늘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종전에 비해 4배 정도 늘어난 수치이다.

증파되는 주(駐)대만 미군은 대만군 훈련, 미국식 무기체계 운용 방법 전수, 중국 인민해방군 침공 대비 합동 전술 훈련 등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방부 자료에 의하면 특수부대, 해병대 등 대만에 배치한 미군 수는 미세한 변동이 있었다. 그중 상당수는 미국재대만협회(美國在臺灣協會‧AIT) 타이베이사무처(대표부) 경비 병력이다. 미국은 자국 재외공관(대사관, 총영사관, 대표부) 경비를 해병대가 담당한다.

그간 대만에 소수 미군 병력이 오가고 있었으나 이는 대만을 자국 영토로 보는 중국의 ‘하나의 중국’ 대외정책 속에 공공연한 비밀로 간주됐다.

미재대만협회 타이베이사무처 청사 경비 병력 외 주대만 미군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2021년 7일 10월, 월스트리트저널이 “미국 특전사 요원과 지원 병력 등 20여 명이 대만 지상군 병력을 훈련하고 있으며, 해병대 소속 일부 병력도 대만 해군 쪽에 상륙작전 대비용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고 밝히면서였다.

미국과 대만은 1954년 ‘중(대만)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고 대만에 최대 3만 명의 미군이 주둔했다. 그러다 1979년 1월 1일, 미중 수교와 동시에 이뤄진 대만-미국 단교 후 상호방위조약도 폐기됐다. 1979년 12월 고문단 형식으로 잔류하던 대만 주둔 미군도 전원 철수했다.

중국과 수교 이후 미국은 대만이 중국의 침공을 받을 경우 군사적으로 개입할지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해왔다.

1979년 단교후 제정된 미국 ‘국내법’ 형식의 대만관계법(臺灣關係法‧TRA)에 대만에 대한 방어용 무기 판매, 대만해협 평화 유지 등을 명시했을 뿐이다.

미국 행정부 당국자는 “이번 미군 배치 증대는 중국 스파이풍선이 미국 영공을 침범해 미중 관계가 더욱 악화되기 전에 계획된 일이다.”라고 밝혔다.

마티 마이너스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지와 국방 관계는 현재 중국이 제기하는 위협에 대해 일치하고 있다. 대만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확고하며, 대만해협과 인도태평양 역내(域內) 안정을 유지하는 데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소식통을 인용, 미국 미시간주(州) 주방위군이 캠프 그레일링에서 실시 중인 다국적군 연례 훈련을 비롯하여 미국 내에서 대만군 부대 훈련이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 중앙통신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중 대만 육군 제333기계화보병여단, 제542기갑여단으로 구성된 합동부대가 미국으로 이동하여 훈련할 예정이다. 대만 군사 소식통은 “일반적으로 소대(25~60명)나 중대(80~150명) 수준이 아닌 여단급 병력이 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이동하는 것은 사상 처음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