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서 수천명 모여 중국 내 인권 탄압 알리는 행사

프랭크 팡
2020년 12월 6일 오후 1:00 업데이트: 2020년 12월 6일 오후 5:05

타이베이=대만에서 수천명의 사람들이 협동해 대형 글자와 형상을 이루는 대회가 열렸다. 중국에서 진행 중인 인권과 신앙의 자유에 대한 탄압을 알리기 위해 매년 열리는 행사다.

지난 5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자유 광장에는 전국에서 모인 각계각층 5400여 명(주최 측 추산)이 색깔별로 옷을 맞춰 입고 대형을 이뤄 거대한 글자와 연꽃 등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10시께 시작된 행사에는 미리 광장에 도착해 곳곳에서 대기하고 있던 사람들이 주최 측의 안내에 따라 바닥에 설치된 안내선에 맞춰 질서 있게 자리 잡았다.

안내선은 <전법륜>이라는 책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연꽃과 방사형 무늬, 글자를 이루도록 배치됐다. <전법륜>은 ‘파룬궁’으로 알려진 심신수련법 ‘파룬따파(法輪大法)’의 가르침을 담은 서적이다.

대형을 보면, 연꽃 위에 책이 놓였고 위와 아래에는 ‘파룬따파 하오’(法輪大法好), ‘쩐싼런 하오’(眞善忍 好)라는 9개 한자가 새겨졌다. 각각 ‘파룬따파는 좋다’, ‘진선인은 좋다’는 의미다. 쩐싼런은 한자 진선인을 중국식으로 읽은 발음이다.

행사를 주최한 대만 파룬따파학회 측에 따르면, 맨 위쪽에는 방사형으로 뻗어 나간 노란 색 문양은 상화로운 빛과 에너지가 발산됨을 나타낸다. 주최 측은 9개 한자를 ‘아홉 글자의 진실된 말(九字 言·9자진언)이라고 불렀다.

학회 황춘메이(黃春梅) 부회장은 에포크타임스(대만판)와 인터뷰에서 “팬데믹 상황에 대응해 이러한 형상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녀는 사람들이 곤경에 처해 도움이 필요할 때, 파룬궁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길 희망한다며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연꽃은 불가에서 말법 난세의 진흙탕에서 솟구쳐 올라 빛을 발하는 성결함, 혹은 그 존재를 상징한다. 연꽃 위에 놓인 책 <전법륜>은 1990년대 한 대만인이 중국에서 대만으로 가져온 판본의 표지 도안을 그대로 옮겼다.

중국에서는 공산당 정권에 의해 1999년 파룬궁이 전면 금지됐다. 이날 사람들이 대형을 이뤄 표현한 판본은 공산당의 금지령이 떨어지기 전, 중국에서 인쇄된 최초의 판본 중 하나라고 황 부회장은 그 가치에 관해 설명했다.

또한 이 책은 4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돼 다양한 어종을 사용하는 사람들도 언어의 제약 없이 읽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중국 공산당은 파룬궁과 그 수련생, 관계자들을 박해하고 있다. 그러나 같은 중국 문화권인 대만에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고 있지 않다. 차이는 사람들의 자유와 선택을 억제하는 공산주의 체제인지, 신앙과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체제인지에 달려 있다.

파룬따파정보센터에 따르면 박해 이전까지 중국 본토에는 7000만 명에서 1억 명의 사람들이 파룬궁을 수련했으나, 박해가 시작된 이후 수백만의 사람들이 교도소, 강제노역소(노동교양소)와 기타 시설에 감금됐다. 수십만 명이 수감 중 고문을 당했으며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만 4천 명 이상으로 집계됐다.

관계자들과 인권 전문가들은 공산주의 국가인 중국에서 정보 확인이 극도로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사망자 수가 훨씬 더 많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날 행사 준비작업은 사흘 전부터 시작됐다. 타이베이의 파룬궁 수련자들은 자유 광장에 모여 사람들이 앉았을 때 정확한 형상을 나타낼 수 있도록 안내선을 정밀하게 표시했다.

전체적인 청사진은 퇴직한 건축가 우칭샹 씨가 구상했다. 우씨는 전체 규모는 가로 약 90m, 높이 약 115m이며, 이미지의 구심점이 된 책 형상은 가로 12m, 세로 17m 크기라고 밝혔다.

행사 참가자는 대부분 대만 사람들이었지만, 중에는 아르헨티나 출신의 안드레스(39)도 있었다. 타이베이 국립대만사범대학에서 중국어를 공부하고 있다는 그는 2005년부터 파룬궁을 수련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수련으로 인해 중국 전통문화에 관심이 생기면서, 대만으로 건너와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배우고 경험하게 됐다며 “자유 사회인 대만에서의 삶과 중국 본토 독재정권 아래에서의 그것은 뚜렷한 대조를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바둑 지도사인 대만인 완륜린(65)씨는 “22년 동안 수련한 파룬궁에 대해 더 많은 사람이 알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행사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그는 다른 많은 수련자처럼 수련을 시작한 뒤 건강이 급격히 개선되는 것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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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룬궁 수련자들이 2020년 12월 5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단체 명상수련을 펼치고 있다. | 타이베이=에포크타임스

형상 나타내기 행사 후, 참가자들은 나란히 줄을 맞춰 서서 파룬궁 명상수련을 했다.

이날 행사는 현지인 외에 주변을 지나던 관광객, 회사원들도 관심을 보였다. 네덜란드에서 업무차 방문했다는 글로벌 비즈니스 개발자 말러스 해린크(Marlous Harinck)는 “매우 감명 깊은 장면”이라고 했다.

그녀는 “색감이 아주 다채롭고 강력한 메시지를 준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뭔가를 성원하려 하고 또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알리려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했다”며 “세계가 개방적이고 자유와 신념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대만은 전 세계에서 중공 폐렴(신종 코로나)으로부터 가장 자유로운 국가다. 전체 인구 2381만여명 가운데 지금까지 확진자가 693명에 그치고 있다. 이 가운데 574명이 회복했으며, 사망자는 단 7명이다.

대만에서는 마스크 착용 등 안전수칙을 준수하면서 대규모 행사가 개최되고 있다.

*이 기사에는 다이더만, 중위안 기자 등 대만 현지 취재진이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