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폐렴 사망자 급증…화장터 5곳서 하루에만 확진·의심 사망자 300구 소각 추정

허젠(何堅)
2020년 02월 9일 오전 10:04 업데이트: 2023년 08월 26일 오후 9:0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하는 가운데, 10일 중국 관영 CCTV는 전날에만 우한 폐렴으로 91명 숨져 총 사망자가 871명으로 불어났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지난 4일 에포크타임스(중국어판) 취재진이 중국 후베이성의 여러 화장터 관계자들과 전화 통화로 상황을 문의한 결과 전날(3일) 하루에만 우한 폐렴 확진 또는 의심으로 숨진 환자 시신이 최소 300여구 이상 소각된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는 중국 당국이 발표한 수치보다 훨씬 가파르게 증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취재진과 통화에서 후베이성의 한 화장터 관계자 A씨는 “직원들이 설(춘제) 전부터 지금까지 쉬지 못했다”며 “너무 바빠 다들 쓰러질 지경이다. 예전에는 오전 6시에 화장을 시작해 점심 때면 일이 끝났다. 지금은 시신이 도착하면 바로 화장하는 데도 쉴 틈이 없다”고 했다.

A씨는 “하루 2~3시간만 자도 행복할 지경이다. 어제(3일) 시신 127구를 넘겨받아 116구를 화장했다. 사망증명서에 ‘확진’ 8건, ‘의심’ 48건이었다”며 “우리 화장터에는 소각로(화장장) 18기가 있는데 11기 가동 중이다. 소각로 1기당 시신 1구 소각에 50분 걸린다”고 설명했다.

또한 “스트레스가 크다. 반입량과 처리량이 평상시 4~5배다”며 “원래는 운구차량으로 시신을 한번에 1구씩만 운구했지만, 2구를 싣다가 지금은 버스 의자를 떼내어 한번에 7~8구씩 싣는다”고 업무 폭증에 따른 피로감을 호소했다.

A씨는 전날 자신이 근무하는 화장터에 운구된 시신 중 사망진단서에 우한 폐렴이 기재된 경우가 총 56건이라고 했지만 “최근 업무량이 4~5배 늘었다” “직원들이 하루 2~3시간 자기도 어렵다”는 발언을 고려하면 나머지 시신도 우한 폐렴과 관련성이 높아 보인다.

다른 화장터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A씨는 전했다. 그는 우한시 대형 장례식장인 한커우(漢口)화장터와 관련 “한커우 화장터 책임자와 이야기했는데, 업무량이 우리보다 많아 스트레스가 크다고 했다”고 말했다.

한커우 화장터는 공식 홈페이지에 고성능 소각로 30기를 보유했다고 밝히고 있다. 에포크타임스(중문판)에서 직접 전화를 걸어 문의한 결과, 화장터 측은 현재 소각로 20대를 24시간 풀가동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화장터가 다르기는 하지만, “시신 1구 소각에 50분”이라는 A씨의 설명을 한커우 화장터에 적용하면, 24시간 풀가동할 경우 소각로 20기에서 1일 최대 560구의 시신을 처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지만, 시신운구의 한계로 인해 실제 처리량은 다소 줄어든다.

한커우 화장터 홈페이지에서 밝힌 총 운구차량 20여대이지만, 현지 언론은 실제 운행 차량을 9대라고 보도했다. 여기에 지난 26일 후베이성 정부에서 감염증 사망자 장례 지원책의 일환으로 지원한 7대가 더해져 운행 중인 운구차량은 총 16대 정도다.

앞서 중형버스 의자를 떼어내 한 번에 시신 7~8구를 운구했다는 다른 화장터 관계자 A의 발언을 고려하면, 한커우 화장터에서는 낮춰 잡아도 하루 200~250구 정도의 시신을 화장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우한시내 화장시설은 정부 쪽 시설인 한커우, 우창(武昌), 칭산(青山), 후이민(回民) 등 장례식장(殡仪馆) 4곳과 차이뎬(蔡甸), 장사(江夏), 황퍼(黄陂), 신저우(新洲) 등 중소규모의 장례관리소(殡葬管理所) 4곳 등 총 8곳이 있다.

이 8곳에서 우한시가 신종 폐렴 진료기관으로 지정한 29개 병원을 각각 분담해 사망자를 화장하고 있다. 규모가 큰 한커우, 우창에서 인근 병원 20여곳 시신을 처리하고, 칭산은 칭산구 2개 병원을 맡는다. 후이민 장례식장과 차이뎬, 장사, 황퍼, 신저우 장례관리소에서 5~6개 정도 병원 사망자를 받고 있다.

신저우 관리소 관계자 B씨는 에포크타임스(중국어판)와 전화 통화에서 “업무 부담이 크다. 계속 되는 잔업으로 직원들이 모두 지쳤다. 9개 소각로를 하루 24시간 가동해 매일 30구쯤 처리한다”고 했다.

홈페이지 등에 따르면 차이뎬 관리소와 황퍼 관리소에는 각각 소각로 10기와 7기를 보유하고 있다. 상황이 똑같지는 않겠지만 신저우와 차이뎬, 황퍼 등 3곳에서 소각로를 24시간 가동한다고 하면 하루 75~80개 정도의 시신을 처리하는 셈이다.

4일까지 우한시의 신종폐렴 지정 병원은 29곳으로 확대됐다. 사진은 지난 3일 우한시 신종페렴 지정병원 명단 28개 지황이다. | 우한시 위생건강위원회 홈페이지

A씨의 경우 지난 3일 화장한 시신 116구 중 약 40%가 우한 폐렴 확진·의심 사망자였다. 우한시에서 지정한 폐렴 사망자 화장터인 한커우는 80%, 나머지 화장터에서 우한 폐렴 사망자(확진·의심) 비율을 평균 40%라고 하면, 화장터 5곳에서 지난 3일 하루에 소각한 우한 폐렴 사망자 시신만 300구 이상으로 짐작된다. 나머지 대형 화장터 3곳을 포함하면 소각된 시신 숫자는 더 늘어난다.

이는 3일 자정 기준 중국 당국이 발표한 누적 사망환자 425명과는 차이가 크다. 더 놀라운 점은 우한 폐렴 사망자가 모두 화장터로 보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지정 병원 29곳 외에 다른 병원이나 자택에서 의심증세로 숨진 환자들은 폐렴 사망자로 집계되지 않는다.

우한 폐렴으로 인한 사망을 나타내는 사망증명서 역시 문제가 많다. A씨는 우한 폐렴 발생 이후 화장터에 들어오는 시신이 4~5배 늘었다고 했지만, 실제 사망진단서에 확진 혹은 의심으로 표시된 경우는 전체의 40%에 그쳤다. 앞뒤가 맞지 않는다.

후베이성의 한 지방정부에서 지역 의료기관에 내려보낸 ‘신종 폐렴 사망 환자에 대한 처지’ 공문에서는 확진환자와 의심환자가 사망할 경우 즉각 화장하며, 의료기관이 아닌 곳에서 사망할 경우 보건소에서 사망증명서를 발급하도록 했다.

그런데, 보건소에서 사망증명서를 받을 경우에는 우한폐렴이 아닌 일반 사망으로 증명서로 발급된다. 우한폐렴으로 인한 사망은 지정 병원에서만 발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처치 공문은 우한 폐렴 사망자수의 은폐를 우회적으로 유도하고 있다.

게다가 우한지역 병원에서는 우한 폐렴 감염여부를 확인할 진단키트 부족을 호소한다. 폐렴 증세가 뚜렷하지만 진단키트가 부족해 진단을 받지 못하고 돌아가는 환자도 적잖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당국이 감염자 수를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진단키트 공급을 늦추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이와 같은 상황을 중국 현지언론마저 지적하고 있다. 몇몇 신문에서는 신종코로나로 사망한 사람의 사망증명서에 ‘중증폐렴’ 또는 ‘호흡부전’으로 기재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이번 전화 통화에 응한 후베이성 화장터 관계자 A씨와 B씨는 모두 화장터로 실려온 시신이 모두 병원에서 온 게 아니라며 감염증 확산에 대한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A씨는 “며칠 전 통계를 내봤는데, 병원에서 숨진 경우가 38%였고, 집에서 사망한 경우가 61%였다”고 했다.

화장터에 운구된 시신 숫자가 당일 사망자수라고 단정짓기는 어렵다. 하지만, 현재 중국 보건당국은 병원에서 우한폐렴 관련 사망시 유족 확인 절차를 생략하고 즉각 화장터로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신 숫자는 중국 당국 발표외에 다른 경로로 실제 사망자 규모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