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교 수순?”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 ‘중고물품 경매’에 쏠리는 시선 (영상)

리윈(李韻)
2020년 08월 10일 오후 2:41 업데이트: 2020년 08월 10일 오후 4:43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총영사관을 폐쇄한 가운데,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에서 진행된 중고물품 경매가 눈길을 끌었다.

중국 경제평론가인 재경냉안은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 앞에서 중고품을 경매하는 장면을 촬영한 영상을 올렸다.

이와 함께 “주중 미대사관의 물자를 경매 중이다. 가구, 가전제품, 컴퓨터 등. 최저가는 없고 낙찰되면 바로 가져가면 된다… 이는 오래 머물지 않겠다는 뜻이다. 이사가는 느낌”이라는 글을 남겼다.

해당 트위터에는 “위험한 신호!” “단교의 느낌” “이곳은 오래 머물 곳이 못 된다. 지금 떠나지 않으면 언제를 기다릴 것인가?” “미국영사관도 철수했고, 다음에는 미국대사관, 그 후에는 전쟁 시작인가?”라는 중국어 댓글이 달렸다.

같은 날 홍콩의 독립언론 홍콩01은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에서 중고품 경매대회를 열고 중고 가구, 컴퓨터 등 가전제품과 기타 파손된 물품 등을 경매에 부쳤다.

내용물을 알 수 없는 서프라이즈 박스식 경매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주재 중인 미국 대사관에서 물품을 경매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다.

지난 2018년에는 런던 주재 미 대사관에서 남아도는 물품을 경매했는데, 화장지, 카메라, 심지어 중고 볼보자동차까지 있었다.

같은 해 8월에는 스웨덴 주재 미 대사관에서 대규모 경매를 열었다. 총 67개 물품 가운데에는 침대, 침실가구, 샹들리에, 스피커도 포함됐다.

이러한 관행에 비춰볼 때, 이번 베이징 주재 미 대사관의 물품 경매에 대한 확대해석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미중 관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치러진 물품 경매에 중화권의 시선이 끌리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경매 행사에 앞서 미국과 중국은 서로 상대국의 총영사관 폐쇄를 주고받은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지난달 21일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을 3일 안에 폐쇄하고 모든 근무자가 미국을 떠날 것을 중국에 요구했다.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중국 공산당의 스파이 활동의 온상으로 지목됐다.

마르코 루비오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트위터에 “휴스턴 주재 중국 총영사관은 외교시설이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거대한 스파이 센터이며 미국 내 스파이 네트워크의 중심 거점”이라며 “영사관을 반드시 폐쇄시켜야 하고 스파이들은 반드시 72시간 내에 떠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체포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우리가 휴스턴 총영사관을 폐쇄시킨 이유는 그곳이 스파이 소굴이기 때문”이라고 공개적으로 발언했다.

중국은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사흘 뒤인 7월 24일 오전, 중국외교부가 주중 미 대사관에 청두 주재 미국 총영사관의 설립과 운영허가를 철회한다고 통보하고 해당 총영사관의 모든 업무와 활동을 중지할 것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같은 날 백악관은 보복 조치를 하지 말라고 중국에 경고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23일 대중국 정책 연설에서 중공은 신뢰할 수 없는 정권이라며 “미국은 반드시 불신하고 검증하라”고 했다. 그는 세계 각국에 “중공의 위협을 인식할 것”을 요구하며 미국과 같은 편에 서서 공동연대로 중공의 도전에 대응하자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지난 40년간의 대중 정책은 참혹한 대가를 치렀다”며 “미국이 더는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떤 평론가는 이것을 “미중 신냉전선언”이라며 “전 세계가 중공을 포위공격하는 서막을 연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