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것이 당길 때 알아두면 극복에 도움이 되는 사실들

황효정
2022년 11월 11일 오전 11:42 업데이트: 2024년 01월 19일 오후 2:09

케이크, 빵, 과자, 떡, 초콜릿, 사탕, 아이스크림, 탄산음료, 과일주스…

달콤한 간식을 끊지 못하는 당신. 다이어트나 건강을 생각해서 ‘끊어야지’, ‘줄여야지’ 하지만 좀처럼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당연히 그럴 만도 하다.

달콤한 음식을 먹고 싶어 하는 욕구는 우리의 의지로 이겨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달콤함 때문이 아니라 뇌와 장에서 오는 신호 때문에 끊어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무언가가 먹고 싶을 때 그 음식의 맛 때문에 끌린다고 생각한다. 음식 중에서도 달콤한 음식은 특히 맛있고, 그래서 더 먹고 싶은 거라고 여긴다.

그러나 최신 연구에 따르면 달콤한 음식을 갈망하는 데는 뇌와 장이 기능하는 작동 방식 탓이 크다. 정확히 말하면 뇌와 장이 설탕을 향한 갈망을 견딜 수 없도록 우리 몸을 부추긴다.

뇌와 장의 이  같은 메커니즘을 이해한다면 일상생활에서 달콤한 음식 섭취를 좀 더 쉽게 조절할 수 있다.

당이 우리 몸에서 소화되는 과정

우리는 살면서 설탕, 포도당, 과일에서 주로 발견되는 과당 등 다양한 형태의 당을 섭취한다.

이 중에서 설탕, 특히 가공식품에 쓰이는 인공 감미료인 액상과당이 고혈압과 당뇨병, 각종 염증을 유발하고 지방을 축적하는 등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그렇다면 다른 당들은 어떨까.

천연 과당을 살펴보자. 예를 들어 액상과당은 전체 액상 무게의 50%가 당인 반면, 복숭아에 들어있는 과당은 복숭아 무게의 약 1% 수준이다.

과일을 통해 섭취하는 천연 과당에는 항산화제, 칼륨, 비타민 C, 섬유질 등이 함께 들어있다. 이러한 영양소들은 모두 우리 몸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포도당은 어떤가. 곡물, 콩류, 전분 등 우리가 먹는 주식에서 주로 얻는 포도당은 자연적으로 발견되는 당이다.

탄수화물을 섭취하면 포도당으로 분해된다. 분해된 포도당은 혈관을 통해 몸 전체로 운반된다.

우리 뇌와 신체는 포도당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인간이 생존하기 위해서 이 연료(포도당)가 꼭 필요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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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을 소비하는 기계, 뇌

우리 뇌는 몸의 약 2%밖에 차지하지 않지만, 뇌가 소비하는 칼로리는 전체 섭취 칼로리 중 약 20%에 달한다. 신체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쓰는 기관이 바로 뇌다.

뇌를 ‘당을 소비하는 기계’라고 부르는 이유다.

당이 없으면 뇌는 제대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한다. 최근 한 연구에서 과학자들은 동물들의 뇌 활동을 분석했다.

그 결과, 잘 먹은 동물들은 금식한 동물들보다 두뇌 시각피질이 활발히 활동해 시각 정보처리를 더욱 정확하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당을 충분히 섭취하지 않으면 뇌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한다. 저혈당이 지속되면 뇌 기능이 손상돼 인지 기능 저하가 오는 경우도 같은 원리다.

즉, 우리는 당을 너무 많이 섭취해도, 너무 적게 섭취해도 안 된다.

자꾸만 단맛을 요구하는 우리 몸속 2가지 알고리즘

의학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단맛을 원할 때 우리 몸에서는 두 가지 경우의 수가 선행된다.

첫 번째는 단맛 그 자체에서 얻을 수 있는 도파민을 원할 때다. 단것을 먹을 때 혀에 있는 단맛 수용체는 뇌에 신호를 보낸다.

이 신호는 뇌가 화학물질인 도파민을 생성하도록 돕는데, 도파민은 쉽게 말해 성취감과 행복감을 주는 호르몬이다.

단맛으로 도파민을 생성하는 알고리즘이 작용되면, 뇌는 더 많은 단맛을 추구하도록 촉발한다. 한번 만들어진 이 알고리즘은 그대로 고정된다. 결과적으로 단 음식을 자꾸만 더 찾게 된다.

두 번째는 무의식 그 자체다.

과학자들은 맛을 느끼지 못하는 쥐도 물보다 단 음료를 더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혀가 미각 기능을 상실했는데도 신체는 단맛을 원한다니. 이유가 뭘까.

이는 장을 따라 늘어서 있는 신경족 세포가 장내 당의 존재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신경족 세포는 포도당을 단맛으로 인식하고 전기 신호를 뇌로 보내 도파민을 생성하도록 한다.

다시 말해 맛을 느끼건, 느끼지 못하건 단맛은 무조건 도파민을 생성하는 알고리즘을 만들어내고 이로써 우리 몸이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나 당을 갈망하도록 끊임없이 압박하는 것.

이렇게만 들으면 굉장히 암울한 것도 같다. 이 굴레에서 어떻게 벗어나느냔 말이다.

의지력만으로 단것이 먹고 싶은 감정을 절제할 수 있을까. 대다수 사람에게는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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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단것 먹고 싶은 기분 조절하는 실용적인 방법 4가지

우리 몸과 뇌가 맡은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우리는 한평생 당을 꼭 가까이하고 살아야 한다.

하지만 같은 당이라도 비정제 설탕, 천연 과당 등을 섭취한다면 훨씬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이와 함께 도파민 수치를 조절함으로써 당에 대한 욕구까지도 조절할 수 있다.

여기, 일상생활 속 실용적으로 습관화할 수 있는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식사 후 레몬주스 또는 라임주스 마시기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는 유전적으로 신맛을 피하게끔 진화돼 왔다. 신 음식을 먹으면 입 속의 뉴런이 뇌에 신호를 주고, 뇌는 음식을 멀리하라는 신호를 되돌려 보낸다.

따라서 식사 후 레몬주스나 라임주스를 마시면 단맛을 먹고 싶은 욕구를 무디게 할 수 있다. 단, 저혈당이거나 빈속에는 권하지 않는다.

2. 계피 먹기

계피는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데 유용한 식품이다. 당이 혈류로 흘러가는 속도, 음식이 위장에서 소화되는 속도를 늦춰준다.

설탕이나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음식을 먹을 경우 이때 음식에 계피를 첨가하면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다만 계피에는 쿠마린이라는 독성이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지는 말도록. 권장량은 하루 1.5 티스푼 이하다.

3. 오메가-3 지방산 섭취 늘리기

오메가-3 지방산은 건강에 아주 좋다. 그뿐만 아니다.

장의 신경족 세포는 당 말고도 오메가-3 지방산에도 반응한다. 오메가-3 지방산은 뇌의 도파민 시스템을 자극해 도파민을 생성하며, 동시에 도파민을 얻기 위해 당을 원하는 알고리즘은 억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단 것을 먹고 싶은 갈망을 줄이려면 하루에 1~3g의 오메가-3 지방산을 보충제로 복용하자. 조금 번거롭긴 하겠지만, 물론 음식을 통해서도 섭취할 수 있다. 연어, 고등어, 해조류, 새우, 농어, 호두, 강낭콩, 치아시드에는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하다.

4. 숙면 취하기

수면 장애는 식욕 및 당 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양질의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않으면 단맛을 먹고 싶어 하는 특정 식욕이 증가한다.

매일 밤 너무 늦지 않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는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하자. 숙면을 위해서는 취침 전 TV나 컴퓨터, 스마트폰을 꺼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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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당을 찾는 욕구는 정상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평생 이 욕구에 붙잡혀 살 수밖에 없다는 얘기는 아니다. 몸과 마음이 당을 덜 원하는 법을 익혀두면 단것의 유혹을 이겨내기가 썩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