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 가정 위해 써달라며 ‘1억 2천만 원’ 두고 사라진 기부 천사 ‘김달봉’

이현주
2021년 01월 9일 오전 10:3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14

찬바람이 불던 어느 날 전북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한 사람’이 찾아왔다.

그는 “다문화 가정에 전해달라”며 1억 2천만원을 기부했다.

이름을 묻는 직원에게 ‘김달봉’ 가명 석 자를 알려주고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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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중년의 한 남성이 종이봉투를 든 채 전주시의 모금회 사무실을 찾았다.

그는 책상 위로 봉투를 올려놓더니 5만원권과 1만원권 다발을 꺼냈다.

액수는 무려 1억 2천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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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남성은 짧은 말을 남긴 채 자리를 떠났다.

“형편이 어려운 다문화 가정을 위해 써주세요”

“힘든 시기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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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모금회 직원들에게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

직원들이 권유해 적어 낸 아너소사이어티 가입서에는 김달봉이라는 가명을 남겼다.

김달봉 씨의 선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그는 앞서 지난해에도 부안지역 어린이를 위해 고액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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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는 지역 소외계층을 위해 마스크 20만 장을 기부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에도 ‘김달봉’ 이름만 남긴채 구청과 자선단체를 돌며 5천만원, 1억원씩 거액을 기부했다.

비슷한 기부 방식과 그가 남긴 필체로 볼 때 동일인일 가능성이 크다.

얼굴 없는 기부천사 김달봉 씨의 통 큰 기부가 코로나19와 강추위로 잔뜩 얼어붙은 시민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