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붕괴 30초 전 “건너지 마세요!” 외쳐 생명을 살린 한 주민의 살신성인 정신

이현주
2020년 09월 6일 오후 2:55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56

“다리 건너면 안 돼요. 오지 마세요. 피하세요!”

마을 주민의 처절한 외침이 한 생명을 살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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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평창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28분쯤 진부면 하진부리 시가지와 송정리를 연결하는 송정교가 급격히 불어난 강물에 유실됐다.

이때 차량 1대가 건너려는 순간 슬리퍼 차림의 한 남성이 뛰쳐나와 건너지 말라고 다급히 손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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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을 본 차량은 비상등을 켠 채로 다리 중간 지점에서 황급히 후진했다.

남성은 차량이 후진하는 중에도 계속해서 물러나라고 손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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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 진입하려는 다른 차들에도 손을 가로저으며 진입을 극구 말렸다.

그로부터 30초쯤 뒤, 다리 일부가 폭삭 주저앉았다.

그대로 다리를 건넜다면 차량은 강물에 휩쓸려버릴 뻔 했다.

불어난 강물의 양을 보면 목숨도 위태로울 수 있는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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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주민은 다리 근처에 사는 50대 박모씨로 알려졌다.

그는 강물이 불어나자 다리 통제에 나섰고, 상황이 악화되자 마을 이장에게 즉시 알렸다.

이후 마을 주민들과 함께 위험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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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다리 유실 이후 소방, 경찰 등과 함께 오전 9시까지 다리 통제에 힘을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평창군에 따르면 제9호 태풍 ‘마이삭’으로 진부면 지역에는 225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이 비로 1989년 지어진 송정교가 유실됐고, 1981년 만들어진 동산교가 내려앉는 피해가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