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지하철 총격 사건 용의자, 시민 제보로 체포

하석원
2022년 04월 14일 오전 10:50 업데이트: 2022년 04월 14일 오후 2:51

미국 뉴욕 지하철 총격 사건 용의자가 범행 29시간 만에 체포됐다. 경찰은 시민 제보가 결정적이었다고 밝혔다.

13일(현지시각) 뉴욕 경찰에 따르면, 전날 발생한 뉴욕 지하철 총격 사건 용의자 프랭크 제임스(62)가 이날 오후 1시 42분 맨해튼 남부 1번가 교차로에서 붙잡혔다.

경찰은 용의자가 6번가의 한 맥도날드 매장에 있다는 제보를 받고 출동했으나 용의자는 이미 매장을 떠난 뒤였으며, 이후 인근을 순찰하다가 길가에 있던 제임스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체포 과정에 별다른 저항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제임스는 전날(12일) 오전 8시 24분께 뉴욕 지하철 N 노선 브루클린 36번가 역에서 가스 마스크를 쓰고 연막탄을 터뜨린 뒤 승객들에게 총탄 33발을 난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현장을 촬영한 영상에서는 총성이 들렸고 역에 도착한 열차 문이 열리자 겁에 질린 시민들이 자욱한 연기 속에서 뛰쳐나오는 장면이 담겼다.

경찰에 따르면, 제임스는 총격 후 다시 타고온 열차를 통해 다음 역까지 이동한 뒤 내렸으며 체포될 때까지 거리를 방황했다. 지하철 역 부근에 설치된 CCTV에는 제임스가 승합차를 통해 지하철 역 부근까지 이동한 후 개찰구를 통해 역에 들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범행에 사용된 9mm구경 글록 권총은 용의자가 2011년 오하이오에서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합법적 구매였다.

제임스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뉴욕에서 절도, 성범죄 등으로 9번 체포됐으며 뉴저지에서도 절도, 무단침입 등으로 3번 체포된 전과가 있었으나, 중범죄 기록은 없어 총기 구매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삭제한 제임스의 유튜브 계정에 게재됐던 영상 정보도 함께 공개됐다. 제임스는 이 영상에서 경찰이 흑인을 총격한 사건에 대해 분노를 나타냈고, 백인과 히스패닉에 대해서도 인종적 발언을 반복했다.

12일(현지시간) 무차별 총격 사건이 벌어진 미국 뉴욕 브루클린 지하철 전동차에서 내린 한 남성이 다른 부상자를 부축하며 대피하고 있다. | 연합

제임스는 또는 페이스북 계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 지지자들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비난하며 “우리가 이길 수는 없더라도 그들을 지옥으로 쏴버릴 수는 있다”는 내용의 폭력적 게시물을 반복적으로 게재했다.

아울러 제임스는 민주당 소속인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과 캐시 호철 뉴욕주지사도 비난했다.

애덤스 시장과 호철 주지사는 최근 지역 내 정신질환자들을 돕기 위한 정책을 추진해왔는데, 제임스는 애덤스 시장을 지목하며 “나는 과거 당신들이 추진한 정신 건강 프로그램의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애덤스 시장은 “제임스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확실치 않다”며 “하지만 테러를 일으키고 폭력을 행사하고 싶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