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도착한 트럼프 “무너진 미국, 대선 승리로 회복할 것”

한동훈
2023년 04월 4일 오전 9:45 업데이트: 2023년 05월 26일 오후 1:39

회사 문서 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법원 출석 하루 전인 3일(이하 현지시간) 뉴욕에 도착했다.

앞서 이날 낮 12시15분쯤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러라고 자택을 출발한 트럼프는 팜비치 국제공항에서 전세기편으로 뉴욕 라콰디아 공항에 3시 30분 전후로 착륙했으며 검은색 차량으로 4시 25분께 맨해튼 트럼프 타워에 도착했다.

타워 주변에는 취재진이 장사진을 이룬 가운데, 경찰이 혹시 모를 사태에 대비해 철통 경계를 섰고, 트럼프는 타워에 들어가기 전 주변에 모여 있던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흔들기도 했다.

평소 소셜미디어로 지지자들과 소통해온 트럼프는 이날도 여러 차례 글을 올렸다. 그는 출발 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마녀 사냥, 한때 위대했던 우리 나라가 지옥으로 가고 있다”고 썼다.

트럼프는 항공기가 뉴욕에 도착한 직후에도 “여러분 다수가 그렇겠지만, 형편이 어렵다면 아무것도 보내지 말아 달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위대한 정책을 통해 형편이 괜찮아진 사람이라면 기부금을 보내달라. 우리는 우리 나라를 되찾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집권 시기 미국은 기록적으로 3%대의 낮은 실업률(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는 4~9%대)과 3% 전후의 안정적인 성장률, 최고치에 이른 주가(다우지수) 등 경제 호황을 누렸다. 코로나19 팬데믹에도 비교적 빠르게 경기를 회복했다.

조 바이든 정부 출범 후에는 미국은 40년 만의 최악 인플레이션이 닥쳤고, 경기는 침체에 빠졌다. 유럽과 동북아시아, 중동에서는 미국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트럼프는 이러한 미국의 상황에 대해 “무너졌다”는 표현으로 비판하며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날 지자들에게 보낸 모금 이메일에서 “우리 나라는 무너졌다. 하지만 나는 미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할 수 있고 2024년 나라를 구할 것”이라며 대선 승리를 통해 미국을 회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트럼프의 도착에 앞서 뉴욕시는 트럼프 타워와 법원을 중심으로 경찰 인력을 보강하며 치안을 강화했다. 지지자들은 플로리다에서 트럼프가 지나는 길목에서 깃발을 흔들며 환호했지만 뉴욕 시내에는 치안 등의 문제로 소수만이 트럼프를 환영했다.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민주당)은 트럼프 지지자들에게 “평정심을 유지해달라”며 “법을 어길 경우 주저 없이 체포하겠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현재 뉴욕시에 구체적으로 우려할 만한 위협은 없다”며 시민들에게 안심하고 일상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4일 오후 트럼프가 진행할 기소 절차인 ‘기소인부절차’는 법원으로부터 기소 내용을 통지받고, 공소 사실에 대한 유죄 혹은 무죄를 답변하는 절차다. 트럼프 측 변호사에 따르면 무죄를 주장할 예정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측은 형사범죄 변호로 유명한 토드 블랑쉬 변호사를 기용하며 재판에 대비하고 있다. 블랑쉬 변호사는 이날 재판부에 기소인부절차 중 영상 촬영과 라디오 방송을 금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에 따르면 기소인부절차는 현지시간(미국 동부) 기준으로 4일 오후 2시 15분에 예정됐다. 이후 보석이 허용되면, 트럼프는 플로리다 자택으로 돌아와 이날 오후 8시 15분에 연설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 이 기사는 잭 필립스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