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쏟으면서도 ‘절친’ 김연경에 진심으로 축하 인사 건넨 터키 주장 에르뎀

이서현
2021년 08월 7일 오전 2:4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00

화재로 고통받는 조국에 희망을 선물하고 싶었던 터키 여자배구팀의 소망이 좌절됐다.

터키 선수들은 경기 직후 눈물을 쏟아냈지만, 그 안에서도 선수들의 우정은 빛났다.

한국과 터키 여자배구 대표팀을 각각 이끌었던 주장이 김연경(33)과 에다 에르뎀(34).

터키 페네르바체에서 오랜 기간 한솥밥을 먹어 절친인 두 사람은 지난 4일 열린 8강전에서 적수로 맞붙었다.

터키는 여자배구 세계랭킹 4위였고 한국은 14위였다.

역대 9차례 대결했지만 2승 7패로 크게 뒤지고 있고, 최근엔 6연패를 당한 나라였다.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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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풀세트 접전을 치렀고, 무려 28점을 만들어낸 김연경의 활약으로 3대 2 승리를 거뒀다.

한국 선수들이 환호하던 순간, 반대쪽에서는 터키 선수들의 눈물이 쏟아졌다.

유력한 메달 후보였고, 자국의 재난 상황에서 승리가 절실했던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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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에르뎀도 허탈한 표정으로 무너졌고, 굵은 눈물방울을 흘렸다.

하지만 이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국과 김연경에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다.

“지금 내 감정은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다. 응원해주신 모든 분께 정말 죄송하다. 엄청난 압박이 우리 팀을 무너뜨린 것 같다. 한국 대표팀은 준결승에 오를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4강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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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르뎀은 지난 2017년 김연경이 6년 동안 활약했던 터키 리그를 떠날 당시에 애틋한 작별 인사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그는 당시 “복잡한 감정이 든다. 우리는 많은 것을 함께 남겼다”라며 “김연경은 세계 최고의 선수다. 항상 그리울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