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꾼들 기겁하게 만든 ‘오징어 기생충’ 정체를 해명한 수산과학원

이현주
2020년 12월 31일 오전 11:12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18

최근 온라인을 뒤흔든 ‘오징어 기생충’ 정체가 밝혀졌다.

올해 오징어 어획량이 증가하고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징어를 구입해 가정에서 손질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수컷 오징어의 정자 덩어리/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이 가운데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오징어에 기생충이 있어 못 먹겠다”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29일 국립수산과학원은 많은 이들을 혼란에 빠트린 오징어 기생충 정체에 대해 해명했다.

송혜진 동해수산연구소 박사는 “오징어 내장을 손질하다가 툭 튀어나온 것은 기생충이 아니다”며 “수컷 오징어의 정자 덩어리 ‘정협'”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지신인 사이트에 올라온 질문에 대한 답변/네이버 캡처

수컷 오징어 정협은 살짝만 건드려도 터져버리는 독특한 생물학적 구조를 가졌다.

이는 수컷 오징어가 어류와 달리 교접행위를 통해 번식 활동을 하기 때문.

수컷은 우리가 다리로 인식하는 팔 중 하나인 교접완을 이용해 교접행위를 한다.

체내에서 성숙한 정협을 꺼낸 수컷이 암컷의 입 주변 구강막에 정자를 부착시킨다.

수컷 오징어 정자인 ‘정협’/국립수산과학원 제공

이때 정협에 가해지는 생리화학적 반응으로 캡슐 내부 스프링 구조물이 작동하고, 얇은 막에 싸인 정자 덩어리가 터져 나온다.

덩어리는 암컷 구강막에 계속 붙어 있다가 1∼2개월 후 산란 시 암컷 난과 수정하게 된다.

최광호 독도연구센터장은 “모양새만 얼핏 보면 기생충으로 충분히 오해할 수 있다”며 “시민들 궁금증이 풀렸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