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부모 얼마 버시냐?” 중학교 교사 폭언에 들끓는 中

류지윤
2021년 03월 1일 오후 12:20 업데이트: 2021년 03월 1일 오후 2:48

“너희 부모는 얼마나 버느냐? 내가 너를 무시한다고 내 탓하지 마라. OO네 부모의 한해 수입은 너희 부모가 50년 동안 버는 돈보다 많다. 너희들과 소양이 같겠나?”

중국 톈진시의 한 중학교 교사가 학생들을 훈계하면서 저소득층 학생을 차별하는 발언을 한 3분 분량의 녹취록이 지난 25일 공개돼 중국인들의 분노를 샀다.

논란의 주인공은 톈진시 진난구에 있는 셴수이구 제2 중학교의 2학년 교사 샤오차이훙(肖彩紅) 씨다. 녹취록에 따르면 그녀는 부모의 소득에 따라 학생의 수준을 가늠하는 발언으로 모욕감을 줬다.

샤오씨는 “예전에 담임을 맡은 학생들의 학부모가 공직에 있거나 관리거나 부유한 ‘수준 있는 부모들’이었다”면서 “이번 학기 학생들의 부모는 모두 빌어먹을 평민 백성들의 자식들”이라고 비아냥거렸다.

이어 “너희들은 부자를 본 적도 없을 거고, 높은 사람도 본 적 없겠지. 가정교육이랑 엄청 중요한 관계가 있는 건데”라며 “너는 부모님의 소득 수준을 계속 이어나갈 거고, 잘못하면 그것조차도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퍼부었다.

녹취록이 공개되자 중국 사회에서는 격렬한 비난 여론이 일고 있다.

한 네티즌은 폭언을 한 교사가 작년 12월 학교에서 ‘가장 아름다운 교사’로 선정됐으며, 노조 위원으로 발탁됐다는 기사를 공유하며 “어떻게 이런 교사가 상을 받을 수 있느냐”고 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중국 교사들이 부유층이나 고위관리의 자녀들을 특별대우해 주면서 거액의 뒷돈을 챙기고 있다는 건 공공연한 일”이라며 해당 교사가 이번 학기에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거 맡게 되자, ‘부수입’이 줄어들어 분풀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어떤 교사가 부모의 소득수준으로 학생의 자질을 평가한다면, 그는 교사로서 자질이 부족한 것”이라고 비판한 네티즌도 있었다.

이번 일이 특별한 개별적 사건이 아니라 공산주의 중국의 오늘날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지적한 댓글도 있었다. “공산당은 다 같이 잘사는 평등사회, 계급 평등을 선전하지만, 실제 결과물은 계급차별과 극심한 부패”라는 내용이었다.

파장이 확산되자 관할 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조사하기로 하고 해당 교사에게는 정직 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중국인들은 일개 교사에 대한 정직 처분으로는 중국 교육계에 만연한 ‘배경을 보고 사람을 차별하는’ 관행을 바로잡기에는 부족하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