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우체국 직원, 1500대 1 경쟁률 뚫고 여성 4명 선발

강우찬
2022년 10월 26일 오후 2:45 업데이트: 2022년 10월 26일 오후 2:45

‘남극 우체국’ 직원 모집에 6천 명이 지원, 영국 출신 여성 4명이 최종 선발됐다.

영국의 자선단체인 ‘남극 유산신탁’은 최근 남극 구디섬에 위치한 포트 록로이 우체국에서 근무할 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이 단체는 지난 4월 구인 공고를 내고 세계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외딴 우체국에서 근무할 직원을 모집했으며 그 결과 전 세계에서 지원한 6천 명 가운데 4명을 추렸다.

최종 선발된 4명은 동물 악세사리 사업을 하는 나탈리 코벳(31), 생태보전학자 마일리 힐튼(30), 북극탐험대 수석 과학자 출신 루시 브루조네(40), 옥스퍼드대에서 지구과학 석사학위를 갓 취득한 클레어 발렌타인(23) 등이다.

이들은 올해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총 5개월간 구디섬에 머물며 우체국 등 시설관리와 젠투 펭귄의 생태를 관찰하는 업무를 맡게 된다.

구디섬의 남극 우체국은 지구상에서 가장 외진 우체국으로 불린다. 이 섬에는 우체국과 함께 박물관과 기념품 상점이 있으며, 우체국 직원 외에 다른 거주민이 없다. 하지만, 약 1500마리의 펭귄이 서식하는 관광명소다.

포트 록로이는 원래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이 남극 주권을 주장하기 위해 극비리에 수행한 ‘타바린 작전’을 위한 거점으로 건설됐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펭귄과 우체국을 구경하려는 관광객들이 한 해 2만 명 이상 방문했으나, 코로나19 사태 이후 2년 넘게 문을 닫아야 했다.

남반구에 위치한 구디섬은 우체국이 문을 여는 11~3월이 계절상 여름에 해당하며, 이 기간 백야 상태가 된다. 우체국 직원들은 섬을 찾은 관광객들이 발송하는 기념엽서 약 8만 건을 처리하는 업무도 맡게 된다.

섬은 상·하수도가 없고 통신 인프라도 제한돼 있지만 여성들은 근무를 무척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산신탁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매년 우체국에서 근무할 직원을 국적·나이를 불문하고 모집해왔다. 다만, 지원자는 영국에서 일할 자격이 있어야 한다. 급여는 월 1600~2300달러(약 230만~330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