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 반 마리 주세요” 급식카드 쥐고 치킨집 찾은 어린 남매를 본 어른들이 한 일

이서현
2020년 11월 2일 오후 12:1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13

어느 금요일 점심 무렵이었다.

직장인 A씨는 모처럼 연차를 내고서 느긋하게 동네 치킨집에서 친구를 만났다.

그때, 손을 꼭 잡은 여자애와 남자애가 치킨집에 들어섰다.

아이들은 “꼬꼬 반 마리 주세요!”라고 주문했고, 사장님은 잠시만 기다리라고 말했다.

pixabay

이 광경을 지켜보던 A씨는 사장님에게 다가가 “반 마리 메뉴는 없잖아요?”라고 물었다.

사장님은 넌지시 A씨에게 사정을 설명했다.

남매는 어쩌다 한 번씩 급식카드를 들고 치킨집을 찾는다고 했다.

메뉴에는 없지만 사장님은 아이들이 원하는 대로 반 마리를 내줬고, 급식카드는 계산하는 시늉만 했다는 것.

자리로 돌아온 A씨는 친구에게 이야기를 전했고 두 사람은 어린 시절을 떠올렸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A씨와 친구 역시 집안 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다.

초등학생 때 치킨이 너무 먹고 싶었지만 집에 돈을 달라고 할 수가 없었다.

두 사람은 두 달 동안 빈 병을 팔아서 치킨을 사 먹은 적도 있었다.

남매의 모습에서 과거를 추억하던 A씨와 친구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KBS2 ‘동백꽃 필 무렵’

이제 성인이 된 그와 친구는 돈도 벌고 언제든 먹고 싶은 것을 사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어릴땐 유난히 먹고 싶은 것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나이지 않은가.

그런 시절 그저 햄버거를 사 먹고 용돈을 받는 친구들을 부러워하기만 했던 두 사람이었다.

채 눈물을 삼키지도 못한 친구는 사장님에게 가서 “그냥 닭 한마리 해주세요”라며 카드를 내밀었다.

사장님은 친구의 마음을 알면서도 “왜 닭 먹다가 우냐?”라며 놀리기 바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MBC ‘놀면 뭐하니?’

아이들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애를 쓰던 사장님과 손님들만 아는 어느 날의 점심 풍경이었다.

이후,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이 일을 공유하며 잔잔한 감동을 전했다.

누리꾼들은 “먹는거 하나 제대로 못 사먹을때가 제일 서럽더라” “사장님 복 많이 받으세요” “따뜻한 어른들이 있어 다행이네요” “저도 어릴 때 돈이 없어서 못 먹으니까 먹고 싶은 게 어찌나 많은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