깅리치, 중간선거 공화당 승리 예측…“하원 50석 늘 것”

한동훈
2022년 11월 1일 오전 10:10 업데이트: 2022년 11월 1일 오전 10:10

경제·인플레 타격 민주당 ‘낙태 이슈’에 희망
깅리치 “민주 극좌정치, 선거에 도움 안 돼”

미국 중간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이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대약진할 것이라는 견해를 나타냈다.

깅리치 전 의장은 에포크타임스에 “민주당이 추진하는 선거 의제는 민심과 동떨어져 유권자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은 상원의원 임기 6년, 하원의원 임기 2년이다. 상원은 2년마다 의석 3분의 1씩 번갈아 선출하고, 하원은 2년마다 435석을 전부 새로 뽑는다. 총 4년의 대통령 임기 중간, 2년 차 때 열리는 선거를 중간선거라고 부른다.

4년마다 치러지는 중간선거는 대통령 임기가 절반 지난 시점에서 이뤄져 여당 심판론이 효력을 발휘, 여당 의석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깅리치 전 의장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상원 3~7석, 하원 20~50석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하원에서는 44석 늘어날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덧붙였다.

현재 총 100석인 상원은 여당인 민주당이 50석(무소속 2석 포함), 야당인 공화당이 50석으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공화당은 1석만 가져와도 상원에서 다수당이 될 수 있다.

하원은 435석 중 민주당 221석, 공화당 212석, 공석 2석으로 민주당이 다수당이다. 양당 간 차이가 9석밖에 되지 않아 공화당이 5석만 가져오면 과반을 차지하게 된다.

공화당은 역대 최악의 인플레이션, 범죄율 증가, 불법 이민으로 인한 사회 혼란, ‘우오크(woke)’ 운동 등을 주요 쟁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우오크는 ‘깨어난’이라는 뜻으로 사회 정의, 정치적 올바름(PC)을 포함한 좌파적 사상을 가리킨다. 소수자 보호, 사회적 책임, 공정 사회, 기득권 포기 등 의식개혁을 내세우고 있지만, ‘착한 척’으로 포장한 공산주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미국 유권자들의 관심은 이러한 쟁점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생활고가 심각한 가운데, 사회 각 분야에서 맹렬히 추진되는 착한 척 ‘우오크’ 좌경화에 피로감이 누적된 까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깅리치 전 의장은 뉴욕에서 범죄가 들끓는 현상을 언급하며 “광기에 찬 일부 좌파 민주당 정치인들은 ‘감옥은 필요 없으며, 살인범에게 친절히 대하면 일이 해결될 것’이라고 믿는다. 보통 사람이라면 이에 대해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뉴욕 경찰당국 자료에 따르면, 뉴욕 지하철에서는 최근 2개월간 3건을 포함해 올해 들어서만 8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민주당 소속인 케이시 호철 뉴욕 주지사 스스로 “정말로 곤경에 처해 있다”고 시인할 정도로 심각한 뉴욕의 치안 문제는 선거 막판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호철 주지사는 지난달 22일 뉴욕 시장과 함께 대중교통에서 발생하는 범죄에 대응하기 위해 경찰관 1200명을 추가 고용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며 부랴부랴 수습에 나섰다.

그녀는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공화당 리 젤딘 후보에 7.3%포인트 앞섰지만, 장기적이고 명확한 치안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이 약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번 중간선거는 초반부터 민주당의 약세가 점쳐졌지만, 중반 이후 낙태 이슈 등을 계기로 해볼 만하다는 관측이 점차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주요 지역에서 공화당 후보들이 맹추격하는 것으로 나타나 민주당의 낙관론은 다시 희미해지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0일 뉴햄프셔주 여론조사에서는 상원선거에 출마한 공화당 후보 돈 볼두치가 지지율 47%를 얻어 재선에 나선 민주당 매기 해선 상원의원(49%)을 바짝 추격했다.

애리조나주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지하는 상원의원 후보 블레이크 마스터스가 꾸준히 지지를 받아 민주당 현직 마크 켈리와의 격차를 2.5%포인트까지 좁혔다.

조지아주에서는 민주당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이 공화당 후보 러셜 워커를 압도했지만, 최근 설문조사에서는 두 후보가 각 46%로 동률을 이뤘고 또 다른 설문조사에서는 오차 범위 이내의 격전이 예상됐다.

민주당은 심각한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이번 중간선거를 어렵게 치르고 있지만, 낙태 이슈에 희망을 걸고 있다. 하지만 깅리치 전 의장은 낙태 문제는 펠로시 의장이나 민주당이 생각하는 것만큼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관측했다.

깅리치 전 의장은 “그것은 누가 더 극단적인가 하는 문제”라며 “민주당은 아기를 살해하려 하고 공화당은 구하려 한다. 사람들은 사실 민주당이 더 극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활동가들은 급진적이며 과격하다. 민주당에 자금을 대는 그들 입장에서는 낙태 이슈를 매력적이라고 느낄 것이다. 하지만 이 나라에서 민주당의 극좌정치가 닿지 않는 지역에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이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지난달 18일 “경제와 인플레이션이 유권자의 양대 관심사”라는 뉴욕타임스 등의 여론조사에 “극단적 수치”라고 이의를 제기하며 “낙태가 유권자들의 최우선 관심사”라고 주장했다.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의 승산에 대해서도 “상당히 양호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이 기사는 에바 푸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