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도발’과 시진핑의 ‘선택’

샤샤오창(夏小強)
2017년 09월 5일 오후 2:40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4

시진핑 주석은 취임 후 5년 동안 대대적인 반부패 운동을 통해 장쩌민파를 중심으로 한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의 부부급(副部級, 차관급) 이상의 고위급 부패 관료 200여명과 저우융캉(周永康), 쉬차이호우(徐才厚), 궈보슝(郭伯雄), 링지화(令計劃), 쑤롱(蘇榮) 등 정부국급(正副囯級) 고위관료를 숙청했다. 또한 시진핑 주석이 군 개혁을 통해 군권을 점차 장악하고 시진핑 진영의 인사들이 지방 성시의 요직에 올랐으며 장쩌민 세력은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시진핑의 반부패 운동은 장쩌민파의 끊임없는 저항에 부딪쳤다. 제 19차 당대회가 다가오면서 고위층의 권력 투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동시에 시진핑 당국은 국제적으로도 여러 위기에 봉착한 상황이다. 북한 문제, 인도 문제 역시 더욱 심화되고 있고 미중 관계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왜 시진핑 당국은 이와 같은 문제에 봉착하게 된 것일까? 시진핑의 반부패 운동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무엇일까? 우선 북한의 김정은부터 논해보도록 하자.

김정은은 정신이상자일까?

지난 몇 개월간 한반도 정세는 국제적 이슈로 뒤덮었다. 김정은이 연속적으로 미사일을 발포하고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외부에서는 그가 이성을 잃어 거의 미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비난과 미국의 강력한 무력 제재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비이성적인 행동에는 개선된 것이 전혀 없다. 이는 스스로 제 무덤을 파는 것이라고 국제사회는 비난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사실상 북한 문제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김정은이 표면적으로 드러내는 미친 듯한 행동의 이면에는 치밀한 정치적 계산이 깔려있다. 현실적으로 보면 김정은의 이런 정치적 책략은 이미 효과를 얻었다고도 할 수 있다.

한반도 위기와 북한 문제의 본질은 사실상 중국과 미국 간의 정치적 힘겨루기이다.

북한과 중국은 공통적인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본능적으로 그리고 근본적으로 미국을 진정한 숙적으로 여기고 있다. 북한은 중공 정권이 미국과 지유세계에 대항하기 위한 도구이며 북한의 생사는 중공의 손에 장악되어 있다. 북한이 아무리 중공의 말을 듣지 않고, 심지어 서로 강한 적대심을 품고 있어도 중공 정권은 이 도구를 버리기 어려울 것이다.

김정은은 미국이 북한에 무력 제재를 가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베이징을 통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이 중국 최고위층과 북한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않는 이상 북한이 미국의 마지노선을 건드리지만 않는다면 미사일 발사, 핵실험 같은 행위로는 미국이 군사적 조치를 취할 수 없으며 단지 중국 당국에 압력을 넣는 수밖에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북한은 계속해서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하는 도전적인 태도로 미국을 분노케 하고 있다.

미국은 어쩔 수 없이 계속해서 베이징 당국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 현재 트럼프가 중국에 무역 제재를 가하면서 중국과 미국 간의 무역 전쟁이 곧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중관계가 악화되는 조짐이다. 결국 현재 국제 정세는 김정은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는 것이다.

북한 김정은 정권의 존재는 최소 두 가지 전제조건을 필요로 한다. 첫째, 국내 여론에서 반미 정서를 이용해 정권의 합법성을 얻어야 한다. 둘째, 중국에서 공산당 정권의 존재와 자원 공급이 필요하다.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개선되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반감을 가져야만 북한은 중공의 묵인 하에 계속해서 독재정권을 이어나갈 수 있다. 이 때문에 북한은 계속해서 미사일을 발사해 미중관계를 악화시켜 자신의 정권을 지키려고 한다. 이전에도 북한은 이러한 방식을 이용해 한국이 어쩔 수 없이 사드를 배치하게 만들어 한중관계를 악화시켰다.

김정은이 이런 모험을 거침없이 이어가는 주요 원인은 다음 한 가지를 굳게 믿기 때문이다. 김정은과 장쩌민파는 현재 시진핑 주석이 북한과 다소 거리를 두는 외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시진핑도 여전히 중국에서 공산당 정권을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중공 정권을 유지하고 있는 한 북한을 완전히 포기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다.

김정은이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거리낌 없이 지금의 계획들을 실행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김정은의 이런 책략이 효과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만약 미중관계가 한층 더 악화된다면 중공 내부의 좌파 세력과 장쩌민 세력은 힘을 얻어 결국 중국을 정치적으로 좌익 세력으로 돌려놓을 것이며 중국의 경제, 정치와 사회 역시 한층 악화되어 곤경에 빠지게 될 것이다.

시진핑의 중국내 위기

중국 관료 중에서 부패하지 않은 자가 없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장쩌민파와 내부의 기득이익 집단은 현재 공산당 체제 자체를 이용해 시진핑에 대항하고 있다.

시진핑의 반부패 운동에 저촉되는 것은 단순히 기득이익 집단과 장쩌민파 뿐만 아니라 중공의 근본적인 이익 역시 포함되어 있다. 중공의 부패는 체제적인 부패로서 중공은 거짓과 폭력에 의존해 통치해왔다. 폭력과 거짓이 사라진다면 중공 정권 역시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중공 내부의 치열한 투쟁부터 국제 상의 북핵 위기까지 이어진 상황에서 시진핑은 현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곤경에 처해 있다.

시진핑은 한편으로는 ‘부패 청산’을 통해 정적을 제거하고 중국 사회를 곤란한 국면에서 벗어나게 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장쩌민을 필두로 하는 내부 반대 세력이 ‘공산당 수호’를 내걸며 시진핑을 협박하는 등 심한 우려상황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중국은 역사의 변화 속에 매우 중요한 시점에 놓여 있다. 집권자의 모든 행보가 미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며, 개인의 미래에도 매우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중요한 시점에 시진핑이 지난 100년 가까이 중국민족에 재앙을 가져다 준 공산당 정권을 포기하고 중국인들의 전통을 회복시켜야만 자신이 원하는 ‘중국몽(中國夢)’을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지금까지 인류에 수많은 해악을 끼쳐온 마르크스 레닌주의를 품고 놓지 않는다면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해왔던 모든 노력이 내부의 피 튀기는 권력 투쟁 과정에서 끝나게 될 것이다. 또한 시진핑 자신도 중공 정권의 희생양이 되어 웅대한 포부 역시 안개가 되어 사라지듯 허사로 돌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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