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10대 청소년들이 파는 ‘군고구마’ 절대 사주면 안 되는 이유

김연진
2019년 11월 18일 오후 2:31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49

“어린 친구들이 고생하네”

어디선가 솔솔 풍기는 군고구마 냄새를 맡고 향한 곳에서 청소년들과 마주했다. 10대 학생들이 군고구마를 팔고 있었다.

용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건가, 이렇게 생각하며 하나라도 더 팔아주기 위해 지갑을 연다.

아마 한 번쯤은 길거리에서 군고구마를 파는 청소년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딱한 마음에 군고구마를 사주곤 했지만, 사실 대부분 청소년들은 자진해서 군고구마를 팔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 소위 ‘앵벌이’를 당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지난해 11월, 제주시 연동의 한 도로에서 A(15)군이 군고구마 장사를 하고 있었다.

사실 A군은 김모(18)군에게 협박을 당해 강제로 군고구마를 팔았고, 수입은 전부 빼앗겼다.

김군은 A군을 새벽까지 잠도 재우지 않고 장사를 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A군이 겁을 먹고 도망치자, 인근 주차장으로 끌고 가 무릎을 꿇게 하고 수차례 폭행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정봉기 부장판사)는 강요, 감금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군에게 장기 5년, 단기 4년을 선고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군고구마 갈취 사건’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0년에는 서울 수유역, 쌍문역 일대에서 중, 고교생 35명에게 군고구마 장사를 강요한 이른바 ‘일진 학생’ 23명이 붙잡혔다.

이들은 또래 혹은 후배 학생들에게 군고구마 장사를 강제로 시킨 뒤 약 2600만원을 갈취했다.

또 경남 김해에서는 폭력 조직원 2명이 10대 청소년 9명에게 군고구마 장사를 강요해 3년간 1200만원을 갈취한 사건도 발생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