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떠돌다 구조된 ‘고양이’들에게 ‘책’ 읽어주는 아이들

이서현
2019년 10월 6일 오전 11:59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6:09

공존의 지혜가 필요한 시대. 이런 취지를 잘 살린 동물보호소의 한 프로그램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바로 미국 펜실베니아 벅스 카운티 동물보호소의 ‘북버디’가 그 주인공.

보호소 관계자들에게는 한 가지 고민이 있었다.

Animal Rescue League of Berks County

길거리를 떠돌며 불안한 삶을 살다 구조된 고양이들은 운이 좋으면 입양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과 지내는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다시 파양을 당하는 경우가 잦았다.

보호소로 돌아오는 녀석도 있지만 다시 버려지기도 했다.

고양이들이 사람과 더 잘 지내도록 도울 방법이 없을까.

보호소 측은 2013년 ‘책 읽어주는 친구’라는 의미의 ‘북버디’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진행 방법은 간단하다.

Animal Rescue League of Berks County
Animal Rescue League of Berks County

초등학생과 중학교 2학년까지의 아이들이 보호소에 정기적으로 방문해 고양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것.

책을 읽는 아이들의 밝은 목소리는 상처받은 고양이가 안정을 찾는 데 도움을 줬다.

또, 아이들과 자주 접하며 경계심도 자연스럽게 허물어졌고 사람과 지내는 방법도 배웠다.

Animal Rescue League of Berks County
Animal Rescue League of Berks County

고양이뿐 아니라 아이들도 이 과정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

자신보다 약한 존재를 돕는 기쁨을 맛보며 인성을 길렀고 읽기 능력도 저절로 늘었다.

아이들은 주기적으로 고양이와 만나다 정이 들면 가족이 되기도 했다.

프로그램에 아이를 참여시킨 부모들은 “아이가 사랑이 필요한 동물을 보살필 수 있어서 기쁘다. 누군가를 돕는 방법을 배운다는 건 의미 있는 일이다”라며 흡족해했다.

Animal Rescue League of Berks County
Animal Rescue League of Berks County

현재 미국 내 많은 보호소에서 ‘북버디’ 프로그램은 운영 중이다.

고양이가 아이들이 읽어주는 책 내용을 다 이해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이 전하는 그 온기만은 충분히 느끼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