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에 버려진 채 몇 달 동안 주인 기다리던 삽살개의 반전 (영상)

황효정
2021년 01월 5일 오전 10:0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17

몇 개월 전부터 거리를 떠돌며 헤매는 삽살개 한 마리가 있었다.

도로에 차들이 쌩쌩 지나가는데도 위험한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는 녀석. 천연기념물 토종 삽살개가 왜 길거리를 떠돌게 됐을까.

최근 SBS ‘TV 동물농장’ 산하 콘텐츠 유튜브 채널 ‘애니멀봐’에서는 이같은 삽살개의 사연이 전해졌다.

삽살개가 떠돈지는 벌써 4개월이 넘었다. 동네 주민들은 “아마 주인이 버리고 갔을 것”이라 추측했다.

유튜브 ‘SBS TV동물농장x애니멀봐 공식 유튜브 채널입니다!’

그런 삽살개는 여자만 보면 행여 주인일까 따라갔다. 주인과 비슷한 생김새만 보이면 무작정 따라가는 녀석은 후다닥 달려가서 얼굴을 확인했다.

주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나면 다시 도로 위에 덩그러니 홀로 남았다.

삽살개를 안쓰러워하며 동네 사람들은 성심성의껏 물과 사료를 주며 보살폈지만, 오랫동안 떠돌아다닌 터라 건강 상태가 걱정되는 상황이었다.

병원에 데려가기 위해 포획틀을 설치한 뒤, 평소 돌봐주던 동네 주민들이 포획틀 안에 들어가서 녀석을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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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살아, 이리 와~”

익숙한 사람들을 보자 삽살이는 조금의 경계도 없이 포획틀 안으로 들어가는 너무나 순한 모습이었다.

수북한 털 속에 감춰진 어딘가 모를 슬픈 표정.

그런데 병원에 와서 확인해보니 놀랍게도 토종 삽살견 정식 등록이 된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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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작진은 귀에 적힌 표식을 단서로 삽살개 연구소로 향했다. 삽살이의 고유번호를 조회해보니 등록된 주소가 있었다.

그런데 삽살이가 발견된 장소와는 차로 1시간이 넘게 걸리는 주소였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걸까.

제작진은 등록된 주소로 찾아가 그곳에 사는 부부에게 삽살이 영상을 보여주었다.

떠도는 삽살이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조용히 살피던 아주머니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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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네, 우리 춘장이..”

알고 보니 삽살이의 이름은 춘장이었다. 버려진 춘장이의 모습을 보며 서럽게 눈물을 흘리는 아주머니였다. 무슨 사연이 있는 걸까.

사실 이들 부부는 오랫동안 자부심을 가지고 천연기념물 토종 삽살개를 기르는 부부였다.

부부의 보살핌 아래 춘장이가 태어났고, 고심 끝에 잘 아는 지인에게 춘장이를 분양했다.

정말 고민을 많이 했지만 잘 아는 지인이라 믿고 춘장이를 보냈지만, 결국 춘장이는 거리 위에 버려진 떠돌이 개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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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하염없이 누군가를 기다리던 춘장이는 이후 진짜 집으로 돌아가게 됐다.

아주머니, 아저씨 부부는 집 떠나 먼 길을 다시 돌아오는 춘장이를 기다렸다.

그런데 오랜만에 와서 그런 걸까. 너무 어릴 적에 살았던 곳이라 기억을 못하는 걸까.

춘장이는 집 앞에서 경계하며 도통 움직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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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머니는 다가가서 그런 춘장이를 쓰다듬었다.

그때였다.

갑자기 눈이 커지더니 홱 고개를 들어 올려 아주머니를 쳐다보는 춘장이었다.

“기억났어, 기억났어”

춘장이는 폴짝 뛰어 아주머니 품에 안겼다. 드디어 기억이 난 모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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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을까. 춘장이는 아주머니 앞에서 눕고 뒹굴며 그간의 설움을 풀었다.

얼마나 그리웠는지, 껌딱지처럼 부부에게 안겨 떨어질 줄 모르는 춘장이었다.

먼길을 돌아온 춘장이에게 부부는 “다시는 너를 어디 안 보낼게”라며 약속했다.

“즐겁게 뛰어놀자 옛날처럼. 우리 같이 오래오래 살자, 춘장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