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절 첼린지’로 숨진 아이들 부모, 틱톡 상대로 소송

한동훈
2022년 07월 16일 오후 3:59 업데이트: 2022년 07월 16일 오후 3:59

“틱톡, 아이들에게 유해 콘텐츠 의도적으로 반복 노출”

중국의 동영상 공유 앱 ‘틱톡’에서 유행하는 ‘기절 첼린지’를 하다가 숨진 두 아이의 부모들이 틱톡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텍사스와 위스콘신주의 두 부모들은 LA 법원에 제출한 소장에서 틱톡의 알고리즘이 유해한 콘텐츠를 아이들에게 고의적이고 반복적으로 노출해 비극을 일으켰다고 주장했다.

숨진 아이는 라라니 월튼(8)과 아리아니 아로요(9)로, 틱톡에서 본 ‘블랙아웃 첼린지(기절 첼린지)’를 따라하다가 숨졌다. 이 첼린지는 기절할 때까지 자신의 목을 조르는 위험한 게임이다.

이 게임은 틱톡에서 유행하기 전부터 존재하고 있었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며 모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틱톡에서 조회수와 ‘좋아요’ 숫자를 추구하는 젊은층 사이에서 이 게임을 하는 영상이 ‘트렌드’가 됐다.

소장에 따르면, 월튼과 아로요는 각각 밧줄과 애완견 목줄이 목에 감긴 채 발견됐다.

텍사스주의 월튼은 작년 4월 8살 생일을 맞아 스마트폰을 선물 받았고, 이후 틱톡 보기에 푹 빠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7월 사고로 숨지기 전까지 기절 첼린지 영상을 반복 시청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위스콘신주의 아로요는 7살 때 스마트폰을 갖게 됐고 춤추는 동영상을 보며 틱톡에 빠져들었다. 아로요는 작년 2월 5살 남동생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부모들은 틱톡의 알고리즘이 소녀들의 홈탭(영어 버전의 ‘For You’)에 아이들에게 허용될 수 없을 수준의 위험한 동영상을 의도적으로 표시했다고 주장했다.

홈탭은 개인화된 콘텐츠를 보여주는 페이지다. 알고리즘이 사용자가 관심을 가질 만한 영상을 보여주는 콘텐츠 추천 시스템이다. 사용자가 틱톡을 떠나지 않고 계속 시간을 보내도록 잡아끄는 기능을 한다.

부모들은 또한 틱톡이 동영상에 중독성이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서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틱톡은 이번 사건에 대해 부모들에게 애도의 뜻을 전하면서도 기절 첼린지가 틱톡 트렌드가 된 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틱톡에서 본 기절 첼린지를 모방하던 아이들이 숨진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작년 7월에는 미국의 12살 소년이 기절 첼린지에 참여했다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앞서 같은 해 1월에는 이탈리아 10살 소녀가 틱톡에서 본 기절 첼린지를 시도했다가 숨졌다. 이탈리아 당국은 나이를 확인할 수 없는 이용자의 틱톡 이용을 일시 금지했다.

이탈리아 당국은 2020년에도 “미성년자 보호에 대한 배려 결여”를 이유로 틱톡을 제소한 바 있다.

텍사스주 오마 오초아 로펌 대표 오초아 변호사는 에포크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생활 보호와 유해 콘텐츠 노출을 두고 소셜미디어 운영 기업에 해명과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통신품위법 230조>에 의해 소셜미디어 사용자가 게시하는 콘텐츠에 대해 기업의 면책을 인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