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시진핑…’장쩌민파’ 칠 것인가 말 것인가

샤샤오창(夏小強)
2019년 05월 29일 오전 1:52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0

올해 5월, 중국의 정부급(正部級·장관급) 고위 관료 2명이 낙마했다. 하지만 중국 공산당 공식 발표에는 그동안 고위 관리가 실각한 것과는 다른 표현이 나왔다.

“2019년 5월 19일, 중화전국공급마케팅협력총사(ACFSMC) 당조직 부서기이자 이사장인 류스위(劉士余) 동지가 기율 및 법률 위반 혐의를 ‘자진 신고’하고 현재 중앙기율위 국가감찰위원회의 심사와 조사를 받고 있다.”

“2019년 5월 9일, 친광룽(秦光榮) 전 윈난성 당서기는 중대한 규율 및 법률 위반 혐의로 ‘자진 신고’하고, 현재 중앙기율위 국가감찰위원회의 규율 심사와 감찰 조사를 받고 있다”

과거의 표현과 상이한 부분은 두 사람이 모두 ‘자진 신고’했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고위 관리의 낙마가 왜 자진 신고로 바뀐 것일까. 이것은 사실 중국 공산당의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이 현재 직면한 현실을 가장 잘 드러낸 표현이다.

시진핑의 반부패 전쟁

이렇게 표현이 달라진 배경은 2018년 말 19차 당대회 이후 중국 공산당이 반부패 투쟁에서 이른바 ‘압도적 승리’를 선언한 데 있다.

2012년 18차 당대회에서 집권한 시진핑에게는 반부패가 향후 몇 년 동안 중요 정책 이슈였다. 처음 1년 남짓 기간에 부성급(副省级) 관리가 잇따라 낙마했지만, 외부에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낙마한 사람은 모두 부직(副职‧부성장, 부부장 등 ‘正職’을 보좌하는 직책)이고 성(级)급 정직(正職) 관료조차도 잡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후 정부급 관료들의 낙마가 이어졌다.

그러자 한 평론은 “최근 몇 해 동안 유지돼온 중국 공산당의 반부패 규칙은 ‘형불상상위(刑不上常委·정치국 상무위원은 처벌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시진핑은 이를 깰 수 없다”고 했다. 따라서 상무위원급 고위 관료가 낙마할지가 당시 시진핑이 ‘진짜 반부패’를 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풍향계’가 됐다.

하지만 2014년 7월 29일, 시진핑 당국은 저우융캉 낙마를 선언했다. 이 시점에 와서야 외부에서는 시진핑이 진짜 반부패를 하고 있음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치에 정통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저우융캉의 배후가 장쩌민과 쩡칭훙임을 알고 있다. 이러한 반부패 로드맵을 따른다면, 그다음 타깃은 불가피하게 쩡칭훙과 장쩌민이 될 것이다.

쩡칭훙과 장쩌민은 극도의 공포를 느꼈다. 사실 이 시점에서 중국 공산당 전체를 대표하고 중국 공산당의 이익을 진정으로 대변할 수 있는 실체는 장쩌민 집단이다. 장쩌민 집단은 시진핑이 집권한 후 당·정·군(黨政軍)은 물론 지방 곳곳에까지 장쩌민파 사람을 대거 심어 놓았다. 특히 군, 정법위, 선전 시스템, 금융 시스템 등은 장쩌민파 세력이 장악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을 하나의 생명체로 본다면 쩡칭훙과 장쩌민의 공포는 사실 중국 공산당이라는 이 사악한 영체의 공포이기도 하다. 그들은 시진핑의 반부패가 중국 공산당의 목숨을 앗아갈까 봐 두려워한다.

따라서 장쩌민 집단은 미친 듯이 반격을 하기 시작했다. 장쩌민 집단은 모든 자원을 동원해 시진핑과 사생결단을 벌였고, 쿠데타와 암살 시도는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있다.

링지화, 쉬차이허우, 궈보슝, 쑤룽 등 부국(副國·부총리 이상의 국가직)급 고위직 관리들이 낙마한 데 이어 2017년 7월 24일에는 부국급 관리이자 장쩌민파의 차세대 지도자로 꼽히던 쑨정차이(孫政才) 중공 정치국 위원 겸 충칭시 서기가 낙마했다.

시진핑,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시진핑은 원래 천시(天時), 지리(地利), 인화(人和)의 기운이 우세했다. 따라서 ‘도둑을 잡으려면 우두머리부터 잡듯이’ 장쩌민을 체포했다면 단숨에 대승을 거둘 수 있었다. 하지만 시진핑은 하늘이 준 그 좋은 기회를 잡지 못했다.

중국 공산당 내 최대 이익집단인 장쩌민 집단이 안고 있는 고민은 부패와 정치 문제만이 아니다. 더욱 심각한 고민은 파룬궁 박해로 ‘피의 빚’을 지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권력을 잃고 청산될 것을 우려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쿠데타를 감행하고 시진핑을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 그렇게 하는 직접적인 이유는 시진핑은 파룬궁 박해 공범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시진핑은 장쩌민 집단을 완전히 제거하지 않는다면 반부패는 ‘영원히 계속될 것’이고, 장쩌민 집단의 쿠데타와 저항도 함께 계속될 것이다. 시진핑이 장쩌민파의 우두머리 장쩌민을 공개적으로 처벌하지 못하고 공산당의 체제를 바꾸지 못한다면 시진핑의 반부패는 성공할 수 없고, 반부패도 결국 중국 공산당의 내부 투쟁으로 전락할 것이다.

따라서 상황은 급격하게 악화하기 시작했다.

2017년 10월 31일 오전, 시진핑은 리잔수, 왕양, 왕후닝, 자오러지와 한정 등 정치국 상무위원을 이끌고 상하이에 있는 중국 공산당 제1차 전국대표대회 개최지를 참관하고 새로 입당 선서를 했다. 시진핑은 위기를 향해 첫발을 내디뎠다. 만약 중국공산당이 사악한 생명이라면 시진핑은 공개적으로 이 사악한 생명에 충성을 맹세한 것이다. 중국 공산당이라는 사악한 생명에 의해 사상이 통제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때부터 국면은 시진핑에게 지극히 불리한 방향으로 급속히 변해 갔다. 시진핑 주변에는 장쩌민파 간신들이 둘러싸고 있다. 선전 시스템은 끊임없이 ‘고급흑(高級黑·칭송하는 척하면서 깎아내리기)’ 수법으로 시진핑을 칭송하고 있고, 쩡칭훙이 통제하고 있는 국가안보와 정보 시스템은 끊임없이 시진핑에게 거짓 정보를 제공해 시진핑이 끊임없이 잘못된 의사 결정을 하게 했다. 시진핑은 사실 이미 아첨꾼에 둘러싸여 외부의 진실한 정보를 얻을 수 없고, 정치 명령은 중난하이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반면 장쩌민 집단은 시진핑에 대한 쿠데타를 시도하는 동시에 해외에서 ‘신분 세탁’을 꾀하고 있다. 쩡칭훙 국가안보 스파이 시스템은 20년 가까이 해외에서 향후 청산 회피를 위한 뒷길을 마련하고 있다.

청산을 피하기 위해 장쩌민 집단의 많은 구성원은 미래에 모습을 바꾸어 민주인사로 변신할 가능성이 크다.

관계(官界)의 실상

시진핑은 장쩌민파가 통제하는 문화선전 시스템이 만들어낸 ‘정어일존(定於一尊‧모든 것은 황제가 결정)의 허명을 달고 시진핑의 이름과 사상을 당장(黨章)에 삽입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시진핑은 중국공산당이 지금까지 저지른 모든 죗값을 넘겨받게 된다. 이제 시진핑이 중국 공산당의 대표이며, 당·정·군 대권을 쥐고 있고, 중국 공산당 정권을 지탱하는 주체임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현재 중국 공산당 내에서 자유민주를 추구하는 세력은 시진핑에게 철저히 실망하고 있다. 장쩌민 집단을 비롯한 중국 공산당 내의 완고한 세력도 남의 불행을 반기는 심태로 시진핑이 미중 무역전쟁의 불리한 결과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대세는 기울고, 중국공산당은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거의 모든 관료가 종말을 맞은 듯 기를 쓰고 가족과 재산을 국외로 빼돌리고 있다. 또한 그들은 대기원 탈당사이트에서 삼퇴(三退·공산당 3대 조직에서 탈퇴함)를 해 살 길을 열고 중국 공산당 정권이 무너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시진핑 혼자만 아직도 ‘정어일존’의 허황된 후광 아래 최고의 권력이 주는 짧은 ‘광영’을 경험하면서 엄청난 위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알아채지 못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것이 바로 시진핑이 직면한 중국 공산당 관계(官界)의 가장 진실한 정황이다.

시진핑의 마지막 기회

공산주의와 공산주의 정권이 망하는 것은 시대의 요구이자 하늘의 뜻이다. 시진핑이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장쩌민을 체포하고, 파룬궁 박해를 끝내고, 공산주의 이데올로기를 포기하고, 전통으로 회귀함으로써 실현될 수 있다.

하지만 시진핑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을 것이다.

‘9평편집부’의 새 책 <악마가 우리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의 맺음말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신은 중국 공산당의 마지막 해체를 배치했다. 중국의 집권자와 여타 권력자가 중국 공산당을 해체할 의사가 있다면 신은 미래의 진정한 권력을 포함한 모든 것을 배치해 놓았다. 반대로, 만약 중국 공산당을 한사코 끌어안고 놓지 않는다면, 결국 마지막 과정에서 중국 공산당 해체가 몰고 올 모든 환란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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