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사례로 보는 중국 ‘초한전’… 서론: ‘초한전’을 이해하고 있는가?

전경웅 객원기자
2023년 04월 19일 오후 2:12 업데이트: 2023년 05월 26일 오후 2:01

지난 2월 계명대 이지용 국제학부 교수가초한전(超限戰·Unrestricted Warfare)’이라는 책을 냈다. 중국 공산당이 지난 20년 동안 전 세계에 침투할 때 사용한 일종의 군사전략이다. 군사전략이라고는 하지만 열전과 냉전을 구분하지 않고 “전시와 같은 평시, 평시와 같은 전시상황을 계속 조성한다는 측면에서는 정치 전략이자 외교 전략이다.

초한전의 근간은우리 전력은 피로함을 느끼지 않고, 적은 피로함을 느끼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서 적은 중국 공산당의 목표를 가로막는 모든 사람이다. 공격 대상을 군사적·정치적 목표에 국한하지 않고의 모든 구성원까지 넓힌다는 것도초한전의 특징이다. ‘초한전이 규정하고 있는 전장(戰場)에서 이런 특성을 알 수 있다.

중국 공산당은초한전을 크게 3개 분류 24개 장()에서 벌일 수 있다고 봤다. 군사전, 초군사전, 비군사전 분류 아래 원자전, 재래전, 생화학전, 생태전, 우주전, 전자전, 유격전, 테러전, 외교전, 사이버전, 정보전, 심리전, 기술전, 밀수전, 마약전, 가상전, 금융전, 무역전, 자원전, 경제원조전, 법률전, 제재전, 언론전, 이념전을 펼친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초군사전과 비군사전에 속하는 16개장 전술은 지금도 중국 공산당이 세계 곳곳을 침공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2003 12월 중앙군사위원회가 채택한삼전(三戰)’, 즉 심리전과 법률전, 여론전의 형태로초한전의 초군사전·비군사전 16개장 전술을 사용한다.

초한전이 심각한 이유는 침공을 당하는 쪽은 이를 침공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침공 대상국에 친중 세력이 이미 광범위하게 퍼져 있어서다. 특히 정계와 학계, 언론계는 중국 공산당이초한전을 가장 먼저 펼치는 분야다.

침공은약점이 많은 분야부터 시작한다. 부정부패가 많거나 자금 부족을 느끼는 정치인이 될 수도 있고, 현지 사회에 불만이 많은 시민단체나 언론이 될 수도 있다. 공산주의나 전체주의 이념에 경도된 학자들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을 비롯해 서방 국가 대부분은 이런약점을 갖고 있다. 1950년대부터 소련 등 공산권과이념 투쟁을 해온 탓이다.

초한전의 궁극적 목표는 미국 무력화다. 하지만초한전삼전의 시행 지침으로 보면, 미국 침공만큼이나 중요한 것이미국의 동맹 와해. 특히 동아시아 지역 미국 동맹을 와해하고 중국의 영향권에 편입하는 것은 ‘초한전’의 전반기(2003~2049년) 목표 ― 서태평양 패권 장악 ― 달성을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업이다.

1990년대 초부터 통일전선전술로 사실상 장악한 대만을 제외한초한전의 대상국은 한국과 일본, 호주, 뉴질랜드다. “뉴질랜드는 이미 친중 세력이 장악했고, 호주는 친중 세력과 반대파가 백중지세이며, 일본은 친중 세력이 아직 열세지만 집권당인 자민당 내부 파벌만 장악하면 우세가 될 것이라는 게 세간의 평가다. 우리나라는정계와 학계, 언론계는 친중 세력이 장악했지만 국민 대다수, 특히 젊은 세대가 반중 성향이 강하다고 지적한다.

말이 아닌 행동으로 판단할 때 중국 공산당은 우리나라를사실상 친중 국가로 취급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에는 우리나라를 향한 망언이 줄어들었지만 행동은 여전히 안하무인이다.

사실 우리나라는 중국 공산당이초한전을 펼치기 매우 쉬운 환경이다. 북한이 70년 동안 대남공작을 통해 사회 적화를 시도했고, 여기에 부화뇌동한 지식인들이 1990년대부터는 북한 대신 중국을 추종했다. 그리고 그런 지식인들이 지난 30년 동안 우리나라 정계와 학계, 언론계를 장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