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음뿐인 신고전화에도 출동 조치해 10대 살린 ‘2개월 차’ 신입 소방관

이서현
2020년 09월 4일 오후 1:39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5:58

한 신입 소방관이 기계음만 들리는 신고 전화에서 이상 신호를 감지해 극단적 선택을 하려던 10대를 구했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전 3시 50분께 119 상황실에 한 통의 신고전화가 걸려왔다.

전화를 받은 이는 부임 2개월 차인 재난종합지휘센터 소속 김경환 소방교(33)였다.

수화기에서는 신고자의 목소리 대신 인식하기 어려운 기계음만 들렸다.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었지만 김 소방교는 이를 화재경보 감지기 소리로 판단했다.

경기도 소방재난종합지휘센터

그는 즉시 현장에 출동조치를 내리고 위치추적을 이어가며 걸려온 번호로 20여 차례 통화를 시도했다.

함께 근무 중이던 장민정 소방장은 관할 경찰서에 공조 요청을 했다.

신고 지점이 다가구주택 밀집 지역이다 보니 신고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게 쉽지 않았다.

출동한 소방대는 때마침 불이 켜진 집을 확인했고, 창문 안에 쓰러져 있던 신고자를 발견했다.

연기가 가득 찬 방에서 발견된 신고자는 즉시 병원으로 이송돼 생명을 건졌다.

연합뉴스

김 소방교는 “경보음은 울리는데 음성이 들리지 않아 급박한 상황임을 인지했다”라며 “한 생명을 살리고 추가 피해도 막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권용성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재난종합지휘센터장은 “상황실 직원들의 침착한 대응과 현장 출동대원들의 발 빠른 대처로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며 “신고 상황별 대처 방법 등 향후 교육에 이번 사례를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