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 뉴딜은 사회주의” 美 공화당 대책 마련 토론회

강우찬
2022년 11월 10일 오전 11:22 업데이트: 2022년 11월 10일 오후 1:55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이 주도하는 ‘그린 뉴딜’ 정책에 대해 “사회주의 정책”이라는 비판이 공화당 측에서 제기됐다.

지난주 중간선거를 앞두고 뉴욕 메츠 클럽에서 열린 ‘그린 뉴딜 저지’ 토론회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여파로 인한 에너지 가격 폭등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심각한데도 전통적 에너지 사업을 냉대하는 정부 정책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논의됐다.

이날 사회자로 참석한 글로벌 투자자문 회사인 파크 메디슨 파트너스의 부대표인 회계사 존 스위니는 “기후 정책에 대해서는 공화당 내 이견이 있지만, 중간선거가 끝나면 당론을 규합해 중점적인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위니 부대표는 이어 “민주당의 기후변화 대책에 대해 반대 의견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공화당은 정당으로서 어떠한 실질적 노력을 할 수 있을지 정책에 대해 논쟁하는 일이 더 필요하다”며 두 패널에게 진지한 정책 토론에 임해 줄 것을 요청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기후변화 대응 비판단체 ‘클라이미트 디팟’의 설립자 겸 사무처장 마크 모라노는 “민주당은 친환경 에너지, 탄소 중립, 넷 제로 등 기후변화 대응에 ‘올인’하고 있다”며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반대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모라노 사무처장은 공화당이 ‘보수 기후 코커스’를 중심으로 의회에서 기후변화와 관련된 정책 의제를 주도하며 사회주의 그린 뉴딜 정책을 몰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수 기후 코커스는 모라노 사무처장이 공화당 소속 존 커티스 하원의원과 결성한 공화당 내 그린 뉴딜 저지 행동 그룹이다. 미국의 경제, 노동자, 국가 안보를 해치는 정책을 막고 공화당 내부적으로는 보수적인 기후변화 대책을 알리고 교육하는 일을 활동 목적으로 삼고 있다.

모라노 사무처장은 이날 토론에 앞서 발표한 별도의 기고문에서 바이든 행정부가 기후변화 대응을 이유로 정부 권한을 확대하려 하며,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봉쇄와 시민권 제약이 가해졌던 것처럼 향후 ‘기후 봉쇄’를 촉발할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또 다른 토론자로 참석한 미국보수연맹(ACC) 정무 담당 부의장 퀼 로빈슨은 “그린 뉴딜을 효과적으로 저지하려면 민주당과 정책 주도권을 다투는 대신 에너지 분야 ‘인허가 제도 개혁(permitting reform)’ 법안 통과 쪽으로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허가 제도 개혁은 청정에너지 개발과 관련한 인허가 제도를 개혁, 부처 간 협력을 증진해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관련 규정에 대한 광범위한 해석을 제한해 사업자들의 혼란과 자원낭비를 줄이도록 한다. 상충되는 규제를 정비하고 감독당국의 투명성을 높이는 내용도 담았다.

현재 의회에 발의된 인허가 제도 개혁 법안이 통과되면 오는 2032년까지 약 3조 달러의 투자 증대 효과가 기대돼 수질 및 공기질 개선에 상당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모라노 사무처장은 이 법안이 통과되면 미국의 기업과 소비자들이 에너지를 더 싸고 빠르게 얻을 수 있어 외국과의 경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현재 당면한 과제는 정책 주도권을 가져오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두 토론자는 그린 뉴딜이 미국의 국가 경제와 가계를 어렵게 하고 국가 안보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기후변화의 정도와 그로 인한 비용 등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로빈슨 부의장은 “기후변화는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그린 뉴딜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해서 기후변화를 그냥 방치하고 가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라노 사무처장은 기후변화에 대해 다른 자연재난과 비교해 더 큰 정부의 권한이 필요한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냈다. 그는 “기후변화 자체보다 유엔이 주도하는 기후변화 이슈가 가장 큰 진보주의 위협”이라며 공화당이 에너지 자립에 힘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더 깨끗한 환경을 만들고, 기업은 기술을 발전시켜 배출량을 더 줄여야 한다. 진정으로 기후를 걱정한다면 이것이야말로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

로빈슨 부의장은 “기후변화가 위협이라고 생각하는 젊은 보수파의 목소리에 공화당은 화답해야 한다”며 현실론을 폈다. 기후변화의 실체는 미뤄두고서라도 청년세대가 기후변화에 대해 가지고 있는 우려를 받아들이고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모라노 사무처장은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와 청소년 기후변화 운동 등을 거론하며 좌파 단체들의 활동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