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특집] ① 그린피스 창립자는 왜 그린피스를 떠났을까?

이윤정
2022년 07월 29일 오후 5:50 업데이트: 2022년 08월 12일 오후 10:43

기후변화 문제는 전 세계적 어젠다이다. 전 세계 매체들은 지구온난화 관련 기후변화의 암울한 모습만을 부각한다. 그러나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는 늘 존재하는 현상이었다. 지구온난화와 그에 따른 위험성이 부각되지만, 이에 대한 반론도 존재한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와 캐나다 환경학자 패트릭 무어 박사도 “기후대재앙은 없다”고 주장하는 대표적인 연구자이다. 에포크타임스는 패트릭 무어 박사와 박석순 교수의 지상(紙上) 대담을 총 3편에 걸쳐 소개한다.

박석순 교수는 미국 럿거스대에서 한국인 최초로 환경과학 전공으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8년 한국과학재단 해외유치과학자로 귀국해 다양한 연구·저술 및 유튜브 방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내 환경과학 분야 전문가다. 국립환경과학원장, (사)한국환경교육학회 회장, 대통령 과학기술자문위원, 대통령 소속 녹색성장위원 등을 역임했다. 20여 편의 저서와 역서(譯書)를 출간했고 국내외 학술지에 논문 150여 편, 중앙일간지와 전문지에 180여 편의 환경 칼럼을 기고했다. 그동안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과장하고 개발에 무조건 반대하는 환경보호주의, 환경보호운동에 저항해온 박 교수는 환경권 보호, 기후변화 진실, 국토 선진화를 미션으로 하는 ‘한국자유환경총연맹’을 창립해 뜻을 함께하는 회원을 모집 중이다.

박석순 이화여대 환경공학과 교수 | 이유정/에포크타임스

패트릭 무어(Patrick Moore) 박사는 그린피스(Greenpeace) 창립자 중 한 명이다. 1974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에서 생태학박사, 2005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North Carolina State University)에서 명예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71년 그린피스를 공동 창설하고 9년 동안 캐나다 그린피스 회장을 지냈다. 1979~1986년 그린피스 국제이사를 역임하면서 정책과 방향을 주도해 그린피스를 세계적인 환경단체로 육성했다. 1991년 ‘그린 스피릿 스트레티지’를 설립해 에너지, 기후변화, 생물 다양성, 유전자변형 식품, 산림, 어업, 식량, 자원 등에 관한 환경정책을 연구·자문해왔다. 2006~2012년 원전 지원을 위한 미국 ‘청정안전에너지 연맹’ 공동 위원장으로 활동했으며, 2013년 황금쌀 보급을 위한 비영리단체 ‘골든라이스 추진회’를 설립했다. 2014년 캐나다 ‘공공정책선도센터’의 ‘생태·에너지·번영’ 위원장, 2015년 미국 ‘이산화탄소 연맹’ 창립 이사장에 취임했다. 2009년 핵 과학·역사상을 수상했다.

캐나다 환경학자 패트릭 무어 박사 | 무어 박사 제공

박석순 교수는 “전 세계를 휩쓸던 ‘지구온난화’가 ‘기후변화’로 용어가 슬그머니 대체된 이유는 1998년부터 온난화가 더는 관측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산화탄소 증가는 지구에 좋은 일이며 기후 위기가 아니라 기후는 점점 좋아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박 교수는 지난해 패트릭 무어 박사의 ‘종말론적 환경주의’를 번역 출간했다.

-그린피스 창립자임에도 환경단체의 ‘기업화’와 ‘공포마케팅’을 비판하며 그린피스를 떠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5년간 일군 그린피스를 떠날 때 무슨 일이 있었나요?

“제가 그린피스를 떠난 이유는 명확합니다. 환경 운동에 돈과 권력이 있다는 사실을 정치적 좌파들이 알게 되면서 그린피스는 그들에게 장악됐습니다. 그린피스는 원래 과학에 기초한 환경단체였지만 북미·유럽의 좌파 성향 정치 활동가에 의해 정치 기금 모금 단체로 변질됐습니다.”

그는 1986년 그린피스를 떠나게 된 주요 이유를 두 가지로 설명한다. 우선 인간만이 악한 생물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무어 박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그린피스는 모든 것을 파멸시키는 핵전쟁으로부터 인류 문명을 보호하려는 강력한 인도주의적 프로그램을 기본 철학으로 출범했습니다. 달리 표현하면, 우리는 다른 생물 종들과 함께 인간을 돌보길 원했습니다. 그린피스라는 명칭의 녹색(Green)은 환경을 의미하고, 평화(Peace)는 인간을 의미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평화(Peace)’에 대한 인식은 대부분 사라지고, ‘녹색(Green)’만이 우리의 행동 강령인 것처럼 여겨졌습니다. 수많은 환경 지도자들이 이제는 “인간은 지구의 적, 자연의 적”이라 말하고 있습니다. 저는 인간이 유일한 악마 같은 생물 종이라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이는 다른 생물 종, 바퀴벌레, 모기, 병균조차도 모두 선하지만, 인간만은 악하게 태어났다는 ‘원죄설’과 아주 흡사한 것입니다. 우리의 환경 철학은 인구가 지나치게 많고, 인구가 감소하면 세상이 훨씬 좋아질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 자신은 스스로 자원해서 가장 먼저 세상을 떠나겠다고 하지는 않습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한 듯이 행동합니다. 이런 식의 자만과 교만은 원죄(Cardinal Sins) 가운데 최악입니다.”

이어 무어 박사는 그린피스를 떠날 때 상황을 설명했다. “제가 그린피스를 떠나기로 결심했을 때, 저는 그린피스 인터내셔널(Greenpeace International) 6명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이들 중 유일하게 정식 과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었습니다. 자연과학과 산림학 학부를 우등 졸업하고 생태학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동료 지도자들은 그린피스가 ‘전 세계 염소 금지(Ban Chlorine Worldwide)’ 캠페인을 시작해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염소가스 자체는 독성이 매우 높아 제1차 세계대전 때 무기로 사용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염소는 주기율표에 있는 94개의 원소 중 하나이며 생명 현상과 인간의 건강에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염화나트륨(NaCl)은 식용 소금이며 모든 동물과 수많은 식물의 필수영양소입니다. 염화나트륨을 금지한다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더군다나 먹는 물, 수영장, 목욕탕에 염소를 첨가하는 것은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전염병 확산을 막는 공중보건 역사상 가장 큰 발전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의약품의 85%는 염소 화학으로 만들어졌고, 전체 약품의 약 25%는 실제로 염소가 들어있습니다. 염소, 브로민, 요오드를 포함한 모든 할로겐족 원소는 강력한 항생제이며, 이러한 원소들이 없다면 그러한 약효를 나타낼 수 없습니다.”

“그린피스는 염소를 ‘악마의 원소’라고 명명하고 PVC, 폴리염화비닐, 또는 비닐을 그야말로 ‘독성 플라스틱(Poison Plastic)’이라고 불렀습니다. 이 모든 것은 일반 대중이 두려움을 갖게 하려고 조작된 것입니다. 이렇게 잘못된 정책은 인간은 가치 없는 종이며, 인간이 없는 세상은 더욱 좋아질 것이라는 인식을 심화시킵니다. 저는 그린피스 동료 지도자들이 이 잘못된 정책을 포기하도록 설득할 수 없었습니다. 이것이 저의 전환점이었습니다. 저는 그린피스를 떠나 선정적이고 잘못된 정보와 공포에 대항하는 과학(사실에 기초한)과 논리(대안을 세우는)에 바탕을 둔 합리적 환경주의자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그린피스에서 활동했던 15년(1971~1986)간의 행적을 ‘Confessions of a Greenpeace Dropout, the Making of a Sensible Environmentalist’ 저서에 담았다.

“제가 그린피스를 떠날 때 나쁜 감정은 없었으며 그린피스에 반대하는 어떠한 공개적인 성명도 내지 않았습니다. 그린피스와의 대립은 딱 한 번 있었습니다. 그들이 저의 새로운 직종인 수산양식업에 대해 잘못된 비방 캠페인을 시작했기 때문에 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수산양식업은 대부분 아시아 국가에서 수백 년 동안 해왔던 일입니다. 그 후 제가 그린피스를 떠난 지 20여 년도 더 지난 2007년에 제가 원자력 에너지를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나서자 그들은 제가 그린피스를 설립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수많은 캠페인을 이끌었으며 15년 동안 최고위원회 지도자였던 사실을 부인해버렸습니다. 그들은 웹사이트에 있는 그린피스 설립자 명단에서 제 이름을 삭제했고 저에 관해 매우 부정적이고 거짓된 진술들을 게재했습니다. 그 이후 저를 제거하려는 그들의 모든 수단과 방법으로부터 저를 방어해야 했습니다. 일례로 그들은 위키피디아에 영향력을 행사해 저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게재하도록 했습니다.”

패트릭 무어가 그린피스의 설립자로 등재된 2007년의 스크린 샷 | 무어 박사 제공

-그린피스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을 가진 환경단체 중 하나입니다. 그린피스를 필두로 한 전 세계 수많은 환경단체가 잘하고 있는 것과 못하고 있는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린피스의 환경 운동은 환경을 위한 운동이라기보다 정치 운동에 더 가깝게 변질됐습니다. 그들은 주로 일반 대중들에게 두려움을 조장하고 죄책감을 심어, 자신들에게 돈을 보낼 수 있도록 터무니없는 낭설과 이야기를 꾸며내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그린피스는 주로 유엔(UN),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등에서 일하는 다른 정치 공작원들과 함께 비공개로 활동하며, 이들은 모두 근본적으로 정치적인 목적이 있습니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과학적 기구가 아닙니다. 이는 세계기상기구(WMO)와 유엔환경계획(UNEP)으로 구성된 정치적 기구입니다. IPCC는 기후 비상사태 낭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과학자들을 고용합니다. 화석연료, 원자력 에너지, 이산화탄소, 플라스틱 등에 반대하는 그린피스의 캠페인은 우리 스스로 문명발전을 제한하고 경제를 파괴하지 않는 한 세상은 종말을 맞이할 것이라고 세상 사람들이 믿게끔 잘못된 판단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그들은 지금 인류 문명과 환경의 미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그린피스 광고를 보면 ‘월 1만 원으로 북극곰을 지켜주세요’라는 식의 광고가 나옵니다. 한국에선 거리에서 만난 행인에게 스티커를 붙여달라며 접근해 후원을 부탁하기도 합니다. 후원금이 실제로 그린피스 내부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궁금합니다.

“기부금은 약 2000명에 달하는 직원들의 월급과 대형광고 프로그램, 기금모금 프로그램 등에 사용됩니다. 하지만 사실상 대부분이 낭설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러한 사실은 제가 저술한 ‘종말론적 환경주의’에서 철저히 폭로하고 있습니다. 일례로, 북극곰의 무분별한 사냥을 금지하기 위한 ‘북극곰에 관한 국제 조약(the International Treaty on Polar Bears)’은 1973년 모든 북극권 국가에서 서명했지만, “북극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멸종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언론이나 그린피스, 정치인들은 이러한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북극곰의 개체 수는 1973년 6000~8000마리에서 오늘날 30000~50000마리로 증가했습니다. 이는 논쟁의 여지가 없는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지금도 마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마법의 구슬이라도 있는 듯 2100년이면 북극곰이 멸종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사실 지난 겨울(2020~21년) 북극에서는 예년에 비해 빙하 면적이 늘어났고 남극 대륙은 과거 50년 어느 때보다 지난 겨울(6~9월)이 더 추웠습니다. 앞으로 수년간 지구 냉각을 초래할 태양 활동 극소기(Grand Solar Minimum)에 대한 가설이 지금 일어나고 있는지 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저는 수많은 ‘기후 위기’ 장사꾼들이 자신들은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우리도 모든 것을 알고 자신 있게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녹은 빙하 위에 서있는 북극곰 | 연합뉴스

-한국도 각종 환경 관련 정책 입안이나 집행과정에서 환경단체를 포함한 시민단체의 영향력이 커졌습니다. 환경단체에 소속된 사람이 환경전문가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인 환경단체 혹은 당신이 그린피스 설립 초기 기대했던 환경단체의 모습은 어떠한가요?

“1970년대 그린피스와 초기 환경운동은 좌파 정치권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다만 저와 같은 현실주의자들도 많았습니다. 짐 보흘렌(Jim Bohlen), 로버트 헌터(Robert Hunter), 밥 커밍스(Bob Cummings), 로버트 툰트(Robert Taunt) 등입니다. 1980년대 중반 ‘전 세계 염소 금지’와 같은 캠페인이 채택되면서 이러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오늘날 그린피스는 세상을 종말로부터 세상을 구한다는 명분으로 인류 문명의 종말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핵전쟁 공포로 인해 원자력 에너지가 두려움의 대상이 된 것을 제외하고는 우리가 초기에 이루었던 일들이 아직도 자랑스럽습니다. 돌이켜보면 원자력 에너지는 인류 문명에 위협적인 핵무기에 포함하지 말고 핵기술이 유익하게 사용되는 핵의학에 포함됐어야 했습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 대표는 중국인입니다. 한국 환경단체들의 활동에 대한 생각은 어떻습니까?

“저는 그린피스 한국 대표에 대해 모릅니다. 제 생각엔 대표의 국적보다는, 그 정부의 정책과 인간으로서 개인적 자질이 중요합니다. 경제와 문명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화석연료 사용을 줄일 수 있는데도 그린피스 한국 대표는 원자력 에너지를 반대하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호불호를 떠나서 지구온난화, 탄소중립화 모두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됐습니다. 각국 정부, 시민, 환경단체, 학계, 과학계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어느 방향이든 영원히 한쪽으로만 가도록 정해진 것은 아닙니다. 방향을 정정할 수는 있겠지만, 때로는 너무 늦어 암초를 피할 수 없게 됩니다. 하루라도 빨리 제정신이 들기를 바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