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KBS가 받은 수신료 2500원 중 ’70원’으로 ‘기적’ 일궈냈던 EBS

이서현
2021년 01월 28일 오후 3:04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전 11:41

KBS가 수신료를 현재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난 27일 KBS는 정기이사회를 열어 이런 내용을 담은 수신료 조정안을 상정했다.

KBS는 전체 재원의 46% 정도를 충당하는 수신료 수입으로 방송법에 정해진 공적책무를 다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7년, 2011년, 2014년에도 수신료 조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승인받지 못하고 폐기된 바 있다.

양승돈 KBS 사장은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겠다”라며 양해를 구했다.

지난 4일 신년사하는 양승동 KBS 사장 | KBS

KBS가 수신료 조정안을 들고나오자 EBS는 즉각 수신료 산정 및 배분 상향을 주장하고 나섰다.

EBS는 28일 공식 입장을 내고 “공적책무 수행을 위해 수신료 인상의 불가피성에 깊이 공감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EBS에 대한 수신료 배분에는 “현실적으로 많은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고 비판했다.

연합뉴스

현재 월 2500원이라는 수신료는 컬러 TV 방송을 계기로 1981년 정해진 금액이다.

TV가 있는 집이라면 무조건 전기요금과 함께 징수되는데, 이는 한국전력공사 위탁수수료 165원을 제하고 EBS에 70원, KBS에 2265원으로 분배된다.

KBS가 낸 이번 조정안에 따르면 EBS 몫의 수신료 배분율은 현 3%(180억 원)에서 5%(500억 원)로 확대된다.

월 70원 주던 것을 190원 정도로 올려주겠다는 의미다.

김명중 EBS 사장 | 뉴스1

EBS는 “한국전력공사의 위탁 수수료 168원(6.7%)보다도 적은 70원(2.8%)을 받고 있고, 과거 대형 대하드라마 시리즈 한 개 정도밖에 제작하지 못하는 수준의 연간 총제작비로 전체 채널을 운영해야 하는 등의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고 호소했다.

EBS는 공교육 보완 및 사교육비 절감, 생애주기별 맞춤형 평생교육 확대 등 12가지 약속과 30개 사업을 추진하려면 700원의 수신료가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KBS가 발표한 3천840원의 18.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EBS 뉴스

지난해 말 EBS가 TV 수신료 배분에 대해 국민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이와 비슷했다.

응답자의 92.7%가 EBS 수신료가 70원이라는 사실을 몰랐으며, 적정한 수신료는 평균 890원으로 나타났다.

2500원 기준일 때 전체 수신료의 35% 수준은 받아야 한다는 것.

특히 EBS는 지난해 코로나 사태로 학교가 문을 닫는 위기 속에서 EBS는 교육 공백을 메우며 사회적 책임을 다했다.

많은 시청자는 “EBS 좋은 프로 많은데 내 수신료가 70원만 간다니 아깝다” “EBS는 내가 안 봐도 수신료는 줄 만하지” “70원은 너무 한 듯” “펭수가 가장이었네” “코로나 때문에 EBS 가치 다시 확인했는데”라며 EBS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