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엘리베이터가 뭐라고…” 억울하게 아빠를 잃은 딸의 호소

이서현
2021년 01월 7일 오후 12:48 업데이트: 2022년 12월 13일 오후 12:16

화물 승강기 사고로 아빠를 잃은 딸이 “아빠의 억울한 죽음 너무 분하고 슬퍼요”라며 도움을 호소했다.

지난 5일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린 A씨는 “지금 지옥속에 있는 것 같다. ‘아빠 갔다올게’하고 일요일 저녁에 나가서는
아빠는 결국 살아서 못 돌아왔네요”라며 사고 경위를 설명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글에 따르면 A씨의 아버지는 식자재를 납품하는 일을 했다.

남들 다 자는 밤에 나가서 아침에 들어와야 하는 고된 일정이었다.

그 일을 15년 넘게 하면서도 한 번도 힘들다는 말이 없던 아버지였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그런데 1년 전부터 회사에 납품하러 가는 게 너무 무섭다고 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식자재를 2층으로 올리는데, 그 엘리베이터가 자주 고장이 났다는 것.

결국 4일 새벽 작업 중 엘리베이터가 추락했고, 아버지는 엘리베이터에 끼인 채 과다출혈로 세상을 떠났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A씨는 “이 추운 날 얼마나 아프고 외롭고 힘드셨을까요”라며 “왜 그 회사는 그렇게 고장이 잦은 엘리베이터를 제대로 유지·관리하지 않았을까, 왜 안전 관리자가 감독하지 않았을까”라고 적었다.

이어 “조금 더 일찍 발견했으면 살릴 수 있지 않을까요”라며 “아빠는 아직 50대다. 그깟 엘리베이터가 뭐라고 사람이 죽어야 하나”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아직도 회사에서는 아무런 연락이나 사과도 없다. 조금이라도 억울함을 풀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유가족이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알려 달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연합뉴스

A씨의 아버지는 지난 4일 오전 7시 21분쯤 포항시 남구에 위치한 동국제강 구내식당 화물 엘리베이터에 끼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A씨가 새벽 배송을 한 것을 고려해 숨진 채 발견되기 수 시간 전 끼임 사고를 당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매일신문에 “동국제강 직원들이 없는 상황에서 이번 사고가 발생했다. 어느 쪽에 과실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알려주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