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병원으로 옮긴 이국종 제자, 팔 절단 위기 군인 봉합수술 성공

이서현
2019년 12월 17일 오전 11:01 업데이트: 2022년 12월 20일 오후 5:36

역시 그 스승의 그 제자였다. 우리나라 최고 외상 전문의로 통하는 아주대병원 이국종 교수와 국군외상센터 외상진료팀장 이호준(37) 소령의 이야기다.

이 소령은 이 교수와 함께 외상환자를 치료해오다 올해 3월 국군수도병원 외상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2017년에는 귀순하다가 총상을 입은 북한 군인을 이 교수와 함께 수술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지난 17일 연합뉴스는 이호준 소령이 왼팔이 잘린 장병의 접합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보도했다.

강원도 춘천의 항공부대에서 복무 중인 김모(21) 상병은 지난 6일 후진하던 차를 왼팔로 막다가 팔 전체가 차량에 끼였다.

왼팔뼈, 혈관, 근육이 모두 끊어진 김 상병은 헬기를 타고 사고 1시간여 만에 국군수도병원에 도착했다.

국군수도병원

수술을 집도한 이 소령은 “팔 내부 뼈와 혈관이 모두 끊어지고 피부만 붙어 있는 상태였다”고 전했다.

환자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한 의료진은 고민이 컸다. 국내에서 이 정도로 외상이 심한 환자의 팔을 이어붙인 경우는 없었기 때문이다.

의료진은 김 상병의 팔을 절단할지 이어붙일지 판단이 서지 않았다.

끊어진 혈관은 6시간 이내에 이어 붙여야 괴사를 막을 수 있다. 그런데 혈관이 절단된 지점조차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혈관 3개를 복구하려면 시간을 벌어야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 소령은 그 순간 학회 때 배운 ‘수액줄’을 떠올렸다.

수액줄을 혈관에 넣어두면 수술이 끝날 때까지 혈류를 유지할 수 있으리라 판단했고 12시간에 걸친 대수술은 그렇게 결정됐다.

국군수도병원

수술 10일이 지난 17일 현재 김 상병의 팔은 일부 감각이 돌아왔다. 다만, 신경회복 여부는 최장 1년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게 의료진의 판단이다.

이 소령은 “신속한 환자 이송과 여러 전문의를 빠른 판단이 어우러져 김 상병 왼팔을 이어붙일 수 있었다”라며 “이국종 교수의 제자로 함께 일하면서 배운 게 큰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국군 의무사령부는 이번 일을 계기로 군 장병이 어느 곳에서 다쳤어도 항상 헬기를 이용해 신속히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2020년 3월 국군외상센터가 민간인 환자까지 진료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