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中 불공정 무역 제재해야” 한목소리

LIN YAN
2018년 08월 28일 오전 9:24 업데이트: 2019년 10월 26일 오후 2:46

중국의 불공정 무역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무역기구(WTO)를 탈퇴하겠다고 위협했다. 하지만 좀 더 효과적인 해결책이 있을 수 있다. WTO 규정을 이용해 중국을 퇴출시키거나 개혁하도록 압박하는 것이다. 이 방법은 난도가 높지만, 중국에 불만을 갖고 있는 나라들과 EU와 일본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해야 한다면 이 ‘퇴출 옵션’을 고려할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WTO 퇴출 옵션을 도구로 삼아 중국에 변화를 강요하는 것이 좀 더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무효화와 침해(nullification and impairment)’ 조항으로, 다른 모든 회원국이 WTO로부터 얻기를 기대하는 이익을 무효화하거나 침해한 회원국을 제소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다.

법학 전문가 “GATT 제23조는 중국에 딱 맞는 조항”

제니퍼 힐먼(Jennifer Hillman) 미 조지타운대학 법학 교수는 6월 미중 경제 안보 검토위원회의 청문회에 출석해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 협정) 제23조는 중국에 맞춤형 조항으로 중국의 이런 상황에 완벽하게 적용된다”고 했다.

전(前) WTO 최고 분쟁해결위원회 위원이었던 힐먼 교수는 “중국 경제의 광범위한 관심과 중국이 WTO 회원국에 가져다준 각종 어려움에 대해 이제 정말로 특단의 조치를 취해야 할 때가 됐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WSJ은 만약 미국, EU, 일본, 캐나다, 호주, 멕시코, 한국이 공동으로 제소한다면 중국은 정책을 바꾸든지 아니면 거의 모든 수출품에 대해 WTO의 제재를 받든지 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힐먼 교수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제소 결과로 WTO 헌장을 개정하면 이러한 규정에 위배된 정책을 확실히 금지할 수 있다고 했다. 만약 중국이 개정안을 지키지 않는다면 이 개정안은 WTO 탈퇴 요구에 효과적으로 쓸 수 있을 것이다.

보통 WTO는 합의하에 일을 처리하므로 중국은 이 개정안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힐먼 교수는 “만약 중국으로 인해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WTO는 절대 다수 회원국들의 동의하에 개정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어떻게 WTO에 남을 수 있었나?

미국과 중국 간의 갈수록 치열해지는 무역 분쟁은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다. 중국이 2001년 WTO에 가입하면서 한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 대해 오랜 기간 미국과 다른 서방국가들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위반 행위가 많은데도 중국이 기소되지 않은 이유는 이 사건들 자체로는 이기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에 기술 이전을 강요받는 외국 기업을 예로 들면, 우선 그들은 중국의 경쟁 기업과 중국 정부가 서로 긴밀히 얽혀 있고 중국 정부가 외국 기업의 확장을 막는 보복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증거 제공을 꺼린다.

과거 GATT 제23조에 따라 제소된 WTO 사건이 극히 적다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게다가 WTO에서 쫓겨난 국가가 없을뿐더러 탈퇴한 회원국도 없다.

힐먼 교수는 미국이 GATT 제23조를 가지고 다른 국가들을 불러 모아 중국 경제에 대해 ‘크고 대담한’ 안건으로 제소하고 이에 근거해 중국 체제의 위반 행위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8년 전에 퇴출 옵션 언급

8년 전, 로버트 라이트하이저(Robert Lighthizer) 현(現)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GATT 제23조에 근거해 중국을 제소할 것을 건의한 바 있다.

그는 당시 “대중(對中) 무역적자 같은 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국 관료들은 WTO에서 매우 강경한 입장을 고수할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똑같이 되갚음하는 것이 어쩌면 WTO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중국의 행위에 대응하는 최적의 방법이라고 했다. 또한 그는 “사실 미국의 WTO 불참은 WTO 체제 변화를 강요하고 중국이 WTO 의무를 정말로 준수하기를 재촉하는 것으로, 일종의 지속 가능한 호혜무역 관계를 실현하는 유일한 방법이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