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없는기자회, 中 정부에 코로나 관련 인터넷 게시물 검열 중단 촉구

프랭크 팡
2020년 02월 26일 오후 1:11 업데이트: 2020년 02월 27일 오후 1:59

언론 자유 옹호를 위한 비영리 단체 국경없는기자회(RSF)가 중국 정부에 체포된 언론인을 석방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관한 정보 검열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RSF는 24일 성명을 통해 2월 초 두 명의 시민기자 천추스와 팡빈, 두 명의 정치 평론가 궈취안과 쉬즈용이 코로나19에 관해 그들의 SNS 게시물에 게재한 후 체포됐다고 지적했다.

세드릭 알비아니 RSF 동아시아 국장은 “(인터넷) 검열은 전염병과 싸움에서 분명히 역효과를 내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할 때 ‘헛소문 확산’을 줄이고 국민에게 정부의 지침을 따르도록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천추스와 팡빈 모두 실종되기 전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의 상황을 찍어 SNS에 영상을 올렸다.

우한의 의류판매업자 팡빈은 9일 우한 병원 앞에 주차된 베이지색 밴에 시신 8구를 담은 포대가 놓인 장면을 포착하고 “너무 많은 사람이 죽었다”며 한탄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물은 중국에 널리 퍼졌고, 그가 실종되기 전 올린 마지막 영상이었다. 그의 친구들은 다음날 경찰이 팡빈의 집에 침입해 그를 데려갔다고 전했다.

변호사 출신으로 지난해 홍콩 민주화 시위 현장을 보도해 시민기자로 널리 알려진 천추스(34)는 우한에서 약 2주 동안 100개 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올린 뒤 지난 7일 실종됐다. 그의 어머니는 아들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해 도움을 호소했다.

같은 날 그의 친구 무술인, 쉬샤오동은 천추스가 바이러스 증상이 없었는데도 14일 동안 강제 격리됐다고 유튜브 영상으로 밝혔다.

인권운동가인 난징사범대 궈취안(郭泉·52) 전 부교수는 1월 31일 코로나19 관련 글을 올린 뒤 체포됐다. 그는 이후 중국 동부 장쑤(江蘇)성 난징시의 한 유치장에 수감됐다고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했다. 그는 공산당 일당독재를 반대하며 다당제를 지지해 국가권력 전복 혐의로 2009년 10년형을 선고받았었다.

베이징 우정통신대 법학과 강사 출신 쉬즈용(許志永)교수는 남부 광동성 광저우(廣州)에서 발병 대응을 잘못 처리한 중국 지도자를 비난하는 내용의 글을 쓴 뒤 지난 15일 경찰에 연행됐다고 가디언이 보도했다.

RSF는 중국 당국이 대담하고 독립적인 기사를 게재한 특정 언론인과 블로거들에 대한 통제 수준을 높였다고 비난했다.

중국 당국은 나아가 인터넷 댓글부대를 고용해 정부의 바이러스 억제 노력을 찬양하는 게시물을 올려 선전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중앙선전부 신문국 장샤오궈(張小國) 국장은 지난 3일 뉴스 프로그램에서 전염병에 대한 중국의 통제와 예방 조치에 대해 선전하는 것이 해당 부서의 최우선 과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4일 중국 뉴스 포털 시나닷컴 보도에 따르면 중국 중앙선전부는 우한과 후베이성에 300명 이상의 기자를 파견해 감염증 사태를 취재하기로 했다.

그러나 RSF는 선전부가 국민의 고통을 전하고 정부 정책에 대한 감시보다는 전염병 대응자들의 영웅적 행위를 다루도록 지시했다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발병 초기부터 인터넷 검열을 강화하고 의학계의 경고를 검열해 처벌했다.

안과 의사 리원량이 지난해 12월 30일 위챗에 코로나19 감염 확산에 대한 경고의 글을 올리고 나흘 뒤, 현지 경찰서에 소환돼 ‘허위 유포’했다는 질책을 받았다. 그는 코로나19에 감염돼 치료받다 2월 7일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