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연관검색어로 선거에 영향” 미 심리학자 주장

강우찬
2022년 11월 9일 오후 6:15 업데이트: 2023년 06월 16일 오후 1:53

구글 등 대형 기술기업(빅테크)이 미국의 중간선거 결과에 영향을 주기 위해 이용자들을 조종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행동연구및기술연구소의 심리학자 로버트 엡스타인과 연구팀은 경합주 유권자들에게 노출되는 온라인 정치 콘텐츠를 모니터링한 연구에서 이 같은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르면 연구팀은 중간선거 기간 검색엔진 구글과 빙의 검색 결과, 구글 홈페이지 메시지, 트위터가 이용자에게 보내는 메시지, 지메일의 선거 관련 메일 제한, 구글 소유 유튜브의 자동 재상 동영상 등을 조사해왔다.

그 결과 유권자의 견해나 지지 성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콘텐츠 190만 건 이상이 이용자에게 노출, 소비됐다.

연구팀은 이런 콘텐츠들이 이용자 의사와 무관하게 보여지며, 잠깐 노출됐다가 사라져 거의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검색창에 특정 후보나 정당을 입력할 때 표시되는 ‘연관검색어’ 등 총 12종류의 콘텐츠가 포함됐다.

특히 검색엔진이 선거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 못 할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령대나 인종 등 인구통계학적 그룹으로 유권자를 분석한 결과, 부동층이 특정 후보를 검색한 후 지지 의사를 바꾸는 경우는 최대 80%로 나타났다.

엡스타인은 “구글에서 검색어를 입력할 때 제시되는 연관 검색어는 정교한 프로세스의 산물이며, 이러한 검색 제안은 부동층의 표심을 5:5에서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9:1로 바꿔버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인공지능과의 단 한 차례 문답이 부동층의 지지 성향을 40% 이상 바꿀 수 있다고 엡스타인은 주장했다.

그는 이번 중간선거 기간 애리조나, 플로리다, 위스콘신 등 경합주에서의 구글 검색 결과가 진보(liberal) 쪽으로 매우 높은 편향성을 나타낸다고 밝혔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 ‘빙(Bing)’은 편향성을 나타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미국 행동연구및기술연구소 소속 심리학자 로버트 앱스테인 박사. 2022.3.28 | 에포크타임스

유튜브는 현재 보고 있는 동영상이 끝날 경우, 이용자가 동영상을 선택할 필요 없이 다른 동영상을 이어서 재생하는 ‘자동재생’ 기능을 제공한다. 유튜브에 따르면, 자동재생할 동영상은 이용자의 시청 습관을 분석, 알고리즘에 의해 선택된다.

하지만 엡스타인은 경합주에서는 자동재생되는 영상의 92%가 진보 성향 콘텐츠라며 “수십만 표”를 움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용자가 보수 성향의 콘텐츠를 즐겨 보더라도 자동재생은 같은 주제를 다룬 진보 성향 콘텐츠를 보여준다는 것이다.

구글 등 빅테크 기업이 단기 콘텐츠를 이용해 이용자에게 영향을 주고 있다는 엡스타인과 연구팀의 경고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연구팀은 지난 2020년 대선 때도 1735명의 인력을 동원해 150만 건의 단기 콘텐츠 소비 경험을 수집했으며, 이를 분석한 결과 당시 조 바이든 후보에게 이론상 600만 표 이상을 안겨준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엡스타인에 따르면 ‘투표 독려 ‘ 활동 역시 진보에 편향된 선거 개입 움직임이다.

그는 구글이 보수 성향 유권자보다 중도층이나 진보 성향 유권자에게 더 많이 투표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보냈다면서 “파렴치하면서도 강력한 조작 행위”라고 비판했다.

구글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2020년 7월 미 하원 법사위원회 청문회에 온라인으로 출석해 “선거와 관련해 구글의 모든 행위는 중립적”이라며 “정치적 편향성은 구글의 핵심가치 위반”이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엡스타인은 2020년 11월 선거 때 상원의원 3명이 피차이 CEO에게 선거 개입에 관한 질의 서한을 보낸 후에야 모든 조작이 중단됐고 정치적 편향성이 사라졌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구글과 다른 실리콘 밸리 기업들의 정치 기부금 약 96%가 민주당에 간다고 덧붙였다.

에포크타임스는 그의 주장을 독립적으로 검증할 수 없었으며, 반론권 보장을 위해 구글에 연락했지만 응답을 받지 못했다.

* 이 기사는 나빈 아쓰라풀리 기자가 기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