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당한 4살 아이 살리려고 입으로 ‘피·토사물’ 빨아낸 소방관

김연진
2020년 07월 17일 오전 11:4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후 1:59

“존경하는 소방관 아저씨!”

2년 전인 2018년 3월 2일. 전남 순천 왕조119안전센터 앞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꺼져가는 어린 생명을 살려내기 위해 최선을 다한 한 소방관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한 편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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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편지에는, 교통사고 현장에서 소방관이 얼마나 처절하고 끈질기게 노력했는지 여실히 담겨 있었다.

교통사고는 같은 해 1월 27일 오후 1시 14분께 순천시 해룡면의 한 도로에서 발생했다.

이날 사고 현장에는 생사의 기로에 놓인 4살 여자아이가 있었다. 현장에 쓰러져 있던 4살 아이를 발견한 소방관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아이에게 달려갔다.

이어 입과 코에 가득 찬 피, 토사물을 입으로 빨아냈다. 기도 확보를 위해서였다.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빨아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당시 현장을 목격한 인근 교회 목사의 아내가 이 편지를 쓰며 감사와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어떻게든 아이를 살려내려고 노력하는 그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뭉클했다”고 전했다.

사고 현장에서 활약한 소방관은 바로 이길호 소방관이었다. 그는 사고 현장에서 의식을 잃은 아이를 보고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연합뉴스

이후 아이는 현장에 도착한 구급대원의 치료를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안타깝게도 목숨을 잃고 말았다.

아이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에 침울해하던 이 소방관은 편지를 받고 위로를 받았다고 전했다.

그는 “따뜻한 위로와 격려 덕분에 소방관으로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다.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