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칙 위반 학생에 ‘좌선’시킨 美 초교…효과는?

2016년 10월 24일 오후 2:36 업데이트: 2019년 11월 8일 오후 5:02

미국 일부 초등학교에서는 교칙을 위반한 학생들에게 방과 후 학교에 일정 시간 남도록 하는 벌칙을 줬다. 그러나 ‘방과 후 교육(detention)’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벌칙이 별 효과를 보지 못한다고 판단한 미국 볼티모어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다른 방법을 시도했다.

로버트 쿨만 초등학교 교사들은 교칙을 위반한 학생들의 행동을 지도하기 위해 ‘좌선’이라는 방식을 도입했다. 이 방식은 좋은 효과를 거뒀으며, 좌선을 도입한 지 2년 만에 학생이 정학 처벌을 받는 경우가 사라졌다.

이 학교는 현지 비영리조직인 ‘홀리스틱 라이프 재단’의 협조를 얻어 ‘홀리스틱 미(Holistic Me)’라는 방과 후 보충학습 플랜을 개시했다. 학교 측은 좌선 전용 교실을 설치, 학생들로 하여금 이 교실에서 좌선과 호흡 훈련을 통해 자신의 정서를 통제하는 연습을 하거나 행동치료사와 대화를 나누도록 했다.

과거와 달라진 점은, 말썽꾸러기 학생들이 교장실에 불려가거나 방과 후 학교에 남는 처벌을 받는 대신 이 교실에서 좌선을 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2년 전 ‘홀리스틱 미’를 시작한 이래 학생들의 생활 습관이 갈수록 좋아졌고, 학교 측 역시 학생들에게 정학 처분을 내리는 일이 없게 됐다.

학교 측 지도사인 필립스는 이 플랜의 효과가 놀라울 정도라면서 “어린이들이 조용히 앉아 좌선을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아이들은 정말로 조용히 앉아서 좌선을 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이 이 플랜에 대해 양호한 반응을 보이자 학교 측은 처벌 대상이 아닌 일반 학생들에게도 좌선 클래스를 제공, 집에서도 연습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좌선을 활용하도록 장려하고 있다.

한 11세 학생은 “오늘 아침에 아빠한테 화가 났지만, 호흡을 하면서 기분을 가라앉힐 수 있다는 것이 떠올라서 소리를 지르는 대신 참으면서 마음을 진정시켰다”고 말했다.

이 학교 외에 근처의 한 중학교 역시 좌선 플랜을 시작한 이후 학생들의 정학 비율이 감소하고 수업 출석률이 증가하는 효과를 거뒀다.

좌선의 효과를 제시한 연구 결과는 예전에도 많았다. 정기적으로 좌선을 하는 것은 정서를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를 해소해 주고 대뇌 기능을 촉진시키며 심지어 두통을 완화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