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中성향 대학, 퇴학 공고문에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 지지’ 명기 논란

최창근
2022년 10월 18일 오후 3:42 업데이트: 2022년 10월 18일 오후 3:42

광주광역시의 한 사립대학이 ‘혐중(嫌中)’ 발언을 한 소속 대학 유학생의 ‘퇴학’ 소식을 알리는 공고문에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韓國支持一個中國).”고 명시하여 논란이 되고 있다.

논란이 된 공고문은 호남대학교 국제교류처가 ‘처분공고(處分公告)’ 제목으로 게시한 글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G드립’ 등에 게시된 호남대 공고문에는 “혐중 발언으로 학생들 사이에 갈등을 조장한 22학번 경영학부 중국인 유학생 A씨를 퇴학 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명시돼 있다.

퇴학 처분을 받은 중국인 A씨는 중국산 모바일 메신저 ‘위챗’에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만지홍기(靑天白日滿地紅旗)’를 게시하고 기숙사에서 대만 국가(中華民國國歌)를 트는 등 중국 유학생의 심기를 불편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A씨는 중국 국기 ‘오성홍기(五星紅旗)’를 찢어 신발을 닦는 등 중국 유학생을 자극한 것으로 밝혀졌다.

호남대 국제교류처가 내린 결정은 ‘퇴학’이다. 대학 측은 “유학생 관리 조례에 근거해 학교 측과 상의를 거쳐 퇴학을 결정했다. 다른 학생들도 이 일을 계기로 이 같은 행동을 주의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반중적 언행은 유학생들의 생활 질서를 심각하게 어지럽히고 공분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위반 횟수도 여러 차례이다. 이는 우리 대학 유학생 기숙사 관리 조례에 반하는 행동으로, 상의를 거쳐 퇴학 조치를 결정했다.”고 명시했다.

호남대 국제교류처 처분 공고문.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호남대 국제교류처 명의 공고문에는 “한중 양국이 수교 30년을 맞이했다.”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논란을 빚었다.

해당 공고문이 온라인상으로 유포되자 네티즌들은 “대학이 지나친 저자세를 취했다.” “이게 중국 소재 대학 공지가 아니라 진짜 한국 대학교 공지가 맞냐?” “중국 유학생 비중이 높은 학교라 이럴 수밖에 없나 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국내 최대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게시된 ‘우리 학교 대단하네’ 제목 글에는 “학교에서 ‘한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해왔다’는 말을 써도 되냐?”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해당 글의 댓글에는 “대학교 이름 걸고 창피하게 뭐 하는 거냐” “중국 국기로 신발을 닦는다는 등 행동은 잘못됐지만 ‘한국이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라는 말을 굳이 했어야 했나 싶다” “유학생 받아서 장사하려면 유학생이 많은 중국 편 들어야 하는 거냐”는 등의 학교 당국에 비판적인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온라인상에서는 퇴학 처분을 받은 학생의 행동을 볼 때 중국(중화인민공화국)이 아닌 대만(중화민국) 학생일 것이라는 추측도 제기됐다.

다만 대학 측 확인 결과 실제 해당 학생은 대만 국적이 아닌 중국 국적 중국인 유학생으로 알려졌다. 해당 학생은 2022년 9월 입학한 신입생으로 지난 40여 일간 지속적인 혐중성 발언으로 교내 중국인 유학생들과 다툼을 벌여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이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고 명시한 부분에 대해서 대학 측은 “해당 공고문은 중국인 교수가 작성한 것이며, 중국인 유학생을 대상으로 작성한 것이고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았을 표현인데 문제 학생에 대한 중국인 유학생들의 분노가 극심하다 보니 학생들이 정치적인 얘기보다는 공부에 집중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교수가 작성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퇴학 처분을 받은 A씨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하여 10월 13일 중국으로 출국했다고 호남대 측은 확인했다.

교육부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호남대 총재학생 수는 9,088명, 중국인 유학생 수는 773명으로 집계됐다.

2017년 당시 천제(陳杰) 주광주 중국총영사관 부총영사는 “광주·전남지역 대학 가운데 중국 유학생을 가장 많이 유치한 호남대의 중국 유학생 관리 노하우에 대해 높게 평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천제 부총영사의 언급대로 호남대는 광주·전남 지역 대학 중 중국인 유학생 비율이 높을뿐더러 공자학원(孔子學院)을 비롯한 친중국 활동이 두드러지는 대학이다.

호남대 국제교류처 홈페이지에 따르면 ‘주광주중국총영사관’이 호남대 소유 빌딩을 유상 사용하는 등 주광주중국총영사관과 밀접한 사이로 알려졌다. 2015년부터는 광주광역시와 공동으로 ‘광주차이나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 센터장도 호남대 신문방송학과 소속 모 교수가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