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덮친 ‘역대급 물폭탄’에 납골당이 침수돼 모조리 물에 잠긴 ‘유골함 1800기’

이현주
2020년 08월 10일 오후 4:13 업데이트: 2022년 12월 14일 오전 9:34

광주광역시에 이틀 동안 500mm가 넘는 폭우가 내렸다.

이에 한 사설 납골당이 침수 피해를 봤다.

환풍구를 통해 건물 안으로 빗물과 강물이 밀려들면서 유골함 1800기를 안장한 지하 추모관이 천장까지 통째로 잠겼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 대신 전해드립니다’

SNS로 소식을 접한 유족들은 밤길을 달려와 눈물을 훔치며 바가지로 물을 퍼냈다.

9일 광주 북구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께 광주 북구 동림동 수변공원에 있는 사설 납골당이 완전히 침수됐다.

침수 당시 납골당 측은 이 사실을 유가족들에게 일리지 않았다.

유골함 수습하는 유가족/연합뉴스

페이스북 페이지 ‘광주 대신 전해드립니다’에 최초 폭로된 뒤 이날 오후 9시께 유족들에게 문자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뒤늦게 이 소식을 접한 유가족 100여명은 유골함이라도 건져보려 했다.

그러나 물이 빠지지 않아 밤새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고 한다.

망연자실한 유가족은 비가 그치자 아침 일찍 유골함 상태를 확인했다.

다행히 침수 사고에도 유골함은 대부분 유실 없이 제자리에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유가족은 침수 즉시 연락을 하지 않은 납골당 대처에 거센 항의를 표했다.

폭우로 침수된 광주 도로/연합뉴스

이에 납골당 측은 물에 잠겼던 유골을 모두 다시 화장하는 수습 방안을 마련했다.

재화장과 새 유골함 제작 등 피해 복구에 들어가는 비용은 전액 지불하겠다고 밝혔다.

유가족 측은 조만간 대표자 모임을 선발해 납골당 운영 주체와 복구 절차 등을 협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