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들 실언서 드러나는 중공의 “본심”

허칭롄(何淸漣)
2009년 10월 27일 오후 3:37 업데이트: 2024년 02월 19일 오후 3:28

인민일보 방문 주룽지 前 총리 “인민의 대변인이 되자”
동행한 선전부부장의 첨언 “공산당 이익과 일치할 때만…”

중국 공산당 선전부와 어용 악플러들은 당국에 대한 비난 여론이 제기될 때면 여지없이 “중국과 공산당을 반대하는 국외 세력의 책동”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무엇이 진실인지는 중공 간부들과 공무원들이 무심코 내뱉은 말에서 알 수 있다. 그들의 말에는 중국의 실정에 대한 가장 적절한 묘사가 담겨 있고, 사상 분야 선전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 들어 있다.

중공 관료계에는 2가지 어투가 있다. 하나는 공식적인 장소에서 사용하는 말이고, 다른 하나는 가까운 친구에게 털어 놓은 사적인 대화에 사용하는 말이다. 관료계에 대한 통제력이 점차 약해지고 있는 요즘 그들의 사적인 대화가 인터넷에 심심찮게 돌아다니고 있다.

부정부패는 동지, 언론자유는 적?

먼저 이른바 “정부식” 말투를 몇 개 분석해 보자. 해외 반체제 사이트인 보쉰(博迅)넷에는 지난 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선전부문 내부 회의에서의 한 고위공무원의 발언이 공개돼 있다.

“중국은 아직 공산당이 집권하고 있다. 언론의 방향을 우리가 확고하게 통제해야 한다. 부정부패는 우리를 무너뜨릴 수 없지만 여론의 향방을 잃게 되면 공산당과 공산당의 집권은 끝이다.”

이 말의 뜻인즉 공산당과 정부의 임무는 부정부패 방지에 있지 않고, 당원들을 공산당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게 해 자아를 보호하는 데 있다는 것이다. 관건은 언론을 통제해 국민들의 부정부패에 대한 비난 여론을 잠재우고 정부에 불리한 소식을 모조리 봉쇄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중공이 만들어 낸 언론의 창(窓)에 둘러 싸여 “중국 공산당의 위대한 업적”과 “서방국가의 부패상과 몰락”을 보면서 중국이 태평성세에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된다.

물론 이런 말은 인민일보나 신화사에 실리지 않는다. 언론에는 공산당 고위층이 즐겨 쓰는 “부정부패는 공산당과 나라를 망하게 한다”라는 그런 말을 실어야 하기 때문이다.

범죄와의 전쟁은 어떻게 시작됐나

다른 문장을 하나 더 살펴보면 중국에서 적잖은 파장을 일으켰던 “보시라이가 폭력조직을 단속하게 된 계기”라는 문장이다. 여기서 보시라이는 “우리가 하려고 한 것이 아니고 폭력조직의 핍박에 어쩔 수 없이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보시라이의 말은 사실 그대로라고 봐야 한다.

국민들은 보시라이의 말을 어떻게 해석했을까? 첫 번째 “폭력배들이 너무 날뛴다”고 받아들였을 것이다. 두 번째 해석은 “폭력 조직 소탕이 사실은 부담스러웠던 보시라이가 약한 모습을 보였다”고 생각할 수 있다. 끝으로 “보시라이가 실언을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필자가 중국 폭력조직과 정치계의 결탁을 다룬 연구에 따르면 첫 번째 해석이 가장 정확해 보인다. 여러 매체에서 충칭시의 폭력조직이 지역 정부와 유착해 성장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사실 보시라이가 상무부장이라는 중앙직에서 충칭시로 온 것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포석이었다. 하지만 충칭시 당서기 취임 직후 발생한 택시기사 집단 파업, 공무원 뺑소니 사건, 초병 살해 사건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보시라이는 무능하다는 평가를 듣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 보시라이는 노심초사 끝에 “폭력조직 소탕”을 택하게 됐다. 하지만 현재 중국의 폭력조직은 경찰과 정부의 부패 집단과 함께 세력을 키우고 있어 지역을 정부와 함께 다스린다고 봐도 무방하다. 일부 지역에서는 폭력조직이 정부보다 더 정부 노릇을 잘하는 지역도 있다. 보시라이의 말은 관료들과 밀착된 폭력조직을 원래 소탕할 계획이 없었지만, (자신의 출세를 위해) 할 수 없이 작전을 실행했다는 뜻이 된다.

주룽지 전 총리의 황당한 경험

공산당 문화에 젖어 있는 관료들은 자신도 모르게 본심을 드러낸다. 예를 들어 지난 6월 한 기자가 허난성 정저우시에서 서민주택에 대해 취재할 때 기획국장 루우쥔은 기자에게 “당신은 공산당의 편에 서서 말을 하려는 겁니까? 아니면 시민들을 위해 말을 하려는 겁니까”라고 반문했다. 루우쥔은 은연중에 공산당과 시민의 이익이 대립된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시민들은 공분했다. 중국 공산당은 줄곧 국민들에게 “공산당은 인민 이익의 최고 대변자”라고 선전했지만 실제는 정반대이기 때문이다. 90년대 말 장쩌민이 주창한 “3개 대표론”도 국민을 우롱했다.

베이징에는 이런 말이 나돌고 있다. 1999년 설날 즈음, 국무원 총리 주룽지(朱鎔基) 가 중공 선전부 부부장과 인민일보를 시찰했다. 주룽지는 직원들에게 “당신들은 시민들의 좋은 목소리가 되어야 한다”라고 격려하자, 부부장은 “공산당과 인민의 이익이 일치할 때 당신들은 인민의 좋은 목소리가 되어야 하며, 더욱 중요한 것은 공산당의 좋은 목소리가 되는 것”이라고 보충 설명했다.

이 일화도 공산당과 인민의 이익이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풍자적으로 보여준다. 중국인들이 인권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8월 후난성 헝산(衡山)현 정부는 농민들의 토지를 몰수한 뒤 강제 철거를 진행하고 있었다. 현장에 나타난 현장 저우잰궈(周建國)는 “우리는 당성(黨性)만 따지지 인간성(人間性)은 따지지 않는다. 집을 허물어라”고 명령했다. 여기에는 공산당이 인민의 위에 있다는 사실이 명백하게 드러난다. 공산당이 집권 이후 줄곧 강조해 온 “인민을 위해 복무한다”는 구호에 그칠 뿐이다.

이 일화들은 유머가 아니다. 관료와 공산당 간부의 중국에 대한 상황 인식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여기에서 우리는 중국의 운명을 짐작할 수 있다. 집권자는 부정부패를 암적인 존재로 여기지 않고, 폭력조직도 공산당의 이익에 위협을 주지 않는다면 타격 대상이 아니며, 언론 자유는 곧 정치적 위기라고 생각한다. 공산당과 정부는 이미 스스로를 위한 정치 집단으로 변질됐다.

이런 열악한 사회 상황을 개선시킬 희망은 이미 없다. 공산당은 언론을 통제하고 있고, 갖은 수단을 동원해 해외 언론도 통제하고 있다. 지난 15일 베이징에서 열린 선전부문 내부 연구토론회에서 주로 다룬 “사이트 관리 3년 계획”의 실제 내용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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